"애 받아줄 산부인과 어디 없나요?"
분만하는 동네 산부인과 의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저출산과 낮은 의료수가, 의료사고 위험, 경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분만을 아예 포기하는 산부인과 의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태아 초음파 검사 장비도 갖추지 않은 등 임신부 진료까지 포기하고 부인과 외래진료만 보는 의원도 적잖다. 임신부와 가족들은 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 의원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물어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해야 할 형편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전국 161개 산부인과 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분만 환자를 받지 않고 외래 진료만 하는 의원이 62.3%나 됐다. 여성 의사가 개원한 산부인과는 더욱 심해 47곳 중 93.6%가 분만 환자를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4년보다 10%p 정도 증가한 수치. 남성 개원의 49%보다도 2배 가까이 많았다.
공동 개원 등의 형태로 대형 병·의원이 증가하고 임신부들도 산후조리원이 딸린 대형 산부인과를 선호하다 보니 소규모 산부인과 의원들이 분만 조건을 갖추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
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산부인과 의원 100여곳 가운데 분만시설을 갖춘 곳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20곳 안팎에 그치고 있다. 24시간 대기, 수혈, 각종 분만 장비, 마취과 전문의 등 시설과 인력 시간 등 모든 면에서 동네 산부인과 의원이 완벽한 분만 시설을 갖추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됐기 때문.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구지회 김철수 회장은 "혹시라도 의료 사고가 나면 몇년 고생해 모은 돈과 명성을 하루아침에 날릴 수 있기 때문에 분만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며 "처음 개원하는 의원 몇몇 곳을 제외하곤 혼자 운영하는 산부인과 의원 가운데 분만이 가능한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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