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보씨엠텍산업(주) 조임호(62) 대표는 23년째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가 가장 힘들다. 농공업용 비닐을 생산하는 조 대표는 요즘 갈수록 치솟고 있는 원자재 가격을 생각하면 밤잠을 이룰 수 없다.
폴리에틸렌의 가격은 고유가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30% 정도 올랐다. 게다가 지난달 합성수지업계에서 제일 큰 업체가 부도나면서 업계 전체가 우울하다.
"임금 올라가고 원료값이 올라가는데 버틸 재간이 있겠습니까. 조합원 30개 업체들이 조합 회의를 열면 참석율이 30%에 불과합니다. 사장이 납품, 생산, 영업, 수금까지 하려니 회의에 나올 시간이 없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익이 남지 않으니까 사람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년동안 거의 매달 원재료값을 올리는 대기업에 대한 불만도 많다. 대기업은 원재료 가격을 다음달 5~10일에 통보한다. 오른 가격은 두달 늦게 제품값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한달 평균 100t의 폴리에틸렌을 사용하고 있는데 두달 늦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한달 1천만원의 손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다.
"대기업에게 제발 두달 전에 가격을 알려 달라고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대기업 '높으신 분'들과 만나려고 해도 불가능합니다. 제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살았으면 합니다."
단체수의계약 폐지에도 할 말이 많다. 단체수의계약 폐지로 시장가격 기준이 없어지면서 납품가격은 예전 가격의 85% 수준에 불과한다.
"요즘 중소기업인들은 로마시대의 콜로세움에서 싸우는 검투사입니다. 구경꾼들은 재미있겠지만 중소기업인들은 생과 사가 갈립니다. 정부에서는 무한경쟁을 하면 경쟁이 촉진돼 신제품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정부도 무한경쟁을 하지 않습니까. 왜 기업들만 희생돼야 합니까."
조 대표는 외국인고용허가제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했다. 1개 기업이 연간 1억2천만원 정도를 매년 추가로 부담해야 된다는 것이다.
"추가 부담되는 인건비는 결국 제품값에 가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이 비싸니 경쟁력이 떨어지고 매출이 감소하면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지요."
오는 7월 실시되는 주5일제 시행도 기업인으로서 반갑지 않다. 조 대표는 정부가 기업인들에게 기업할 수 있는 의욕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거의 빈사상태입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어줘야 기업이 살 수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업계 전체가 다 죽습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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