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국, 필리핀 등 3개국 6개 노선(3월 20일 현재) 운항에 그치고 있는 대구국제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커퓨타임(Curfew Time·야간운항통제시간)'을 단축하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커퓨타임은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공항의 경우 군사보안을 위해 야간에 운항을 통제하는 것으로 대구공항은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7시(10시간)까지 민항기 운항이 제한된다. 국제노선의 신설과 증편을 차단하는 장치로 항공·관광업계에서는 '쥐덫'으로까지 표현한다.
대구공항의 커퓨타임은 전국에서 가장 길다. 같은 민·군 겸용인 김포공항의 커퓨타임은 7시간, 청주 8시간, 광주·김해 9시간이다. 인천·제주공항은 제한이 없다.
대한항공 박제만 대구지사장은 "커퓨타임이 2시간 완화되면 편도 4시간 이내 거리인 홍콩, 일본 등을 하룻밤 새 왕복할 수 있어 다양한 국제노선 창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시아나 박준오 대구지점장은 "운항 제한이 단축되면 심야시간 공항에 묶인 항공기를 띄우는 신규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부산, 인천을 통해 출국하는 불편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7, 8월과 11월~내년 2월 홍콩 운항을 준비하면서 커퓨타임 단축을 대구시에 건의했다.
대구시와 국방부도 커퓨타임 단축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태훈 대구시 교통국장은 "지난해 대구공항 활성화 최대 과제로 '커퓨타임 단축'을 국방부에 건의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구공항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다. 특히 비행 항로 아래에 살고 있는 동구 율하·신기·율암·신평동 등지의 주민들은 항공기 소음 피해가 심각해진다는 것. 최종탁 전국전투기소음대책위원장은 "커퓨타임을 단축하려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 설득하고 피해 주민들에게 항공료 할인 등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시간 완화를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팀장은 "커퓨타임이 단축되면 대구공항의 국제공항 이미지 제고, 관광상품 다양화로 관광수요가 늘어나고 경제활성화, 관광객의 인천·김해공항 유출 차단 등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동구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K-2 이전 대토론회'에서 대구대 함진식 건축과 교수는 '전투기와 민항기 소음 피해를 구분할 필요가 있고, 민항기 소음은 주민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는 주제문을 발표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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