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 마니아]전국을 누비는 MTB 동호인들

바퀴 하나 '국토 사랑' 또 하나엔 '우정'

"MTB(산악자전거)로 우리의 산과 강을 달리며, 우정을 나누고 국토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국 MTB동호인들이 이륜(二輪)으로 국토의 혈맥을 누비고 있다. 인터넷 카페 '산으로 가는 두바퀴' 회원들이 주축이 된 MTB 동호인들은 매월 한 차례씩 우리의 산과 강을 달리는 행사를 열고 있는 것.

MTB로 국토를 종주하는 행사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산악인이자 MTB 경력 8년인 이준권(47·포스데이터 근무)씨. "대학 산악부 활동을 계기로 산악인이 돼 백두대간 종주 등 산을 많이 다녔어요. 그후 MTB를 타게 됐는데 MTB 동호인들이 백두대간을 잘 모르더군요. 인근 동네 길이나 산에서만 MTB를 타는 것에서 MTB를 타고 우리의 국토를 한번 달려보자는 아이디어를 내게 됐습니다."

그동안 MTB동호인들이 달린 코스는 놀랄 만큼 길고, 험난하다. 2005년 3월 부산 동래를 출발, 같은 해 8월 태백 삼수령까지 6차례의 행사를 통해 낙동정맥 400km를 완주했다. 매월 셋째 일요일이면 전국의 MTB동호인 40~50명이 모여 하루 70~100km씩 달렸다. 2006년 3월~2007년 10월엔 13차례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지리산 노고단 밑 삼성재까지 백두대간 1천200km를 종주했다. 백두대간 종주 때는 100명이 넘는 동호인들이 참가했다.

작년 11월부터는 덕유산 육십령 부근을 출발해 광양 백운산에 이르는 호남정맥을 종주하고 있는 중. 4차 행사를 통해 지금은 전남 화순 부근을 달리고 있다. 매월 한차례 백두대간 등을 종주하는 것과는 별도로 낙동강과 금강, 섬진강 등을 따라 달리는 종주도 부정기적으로 진행했다. 국토종주 행사 참여 MTB동호인은 적게는 70명에서 많게는 2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동시에 달릴 경우 자연훼손을 우려, 등산로 대신 임도로 달리며 임도가 없는 곳에선 도로를 이용한다.

그동안 행사에 참여한 사람은 2천여명 가량. 샐러리맨을 비롯해 의사, 대학생, 주부 등 직업이 다양하고 연령대는 35~45세가 가장 많다. 여성도 10%를 차지한다. 이씨는 "서울의 닉네임이 '이장님'인 67세 어르신은 최고령으로 그동안 부부가 나란히 행사에 참석하는 등으로 열성적이어서 모두가 '큰형님'으로 모신다"고 했다.

MTB로 국토 종주행사를 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루 12시간에 걸쳐 100km를 달리며 백두대간 종주할 땐 하루에 1천m가 넘는 고개 7개를 넘어야 하는 가 하면 넘어져 골절이나 타박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씨는 "국토의 혈맥을 자전거로 직접 달린다는 데 동호인 모두가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다"며 "종주를 같이하며 연령과 직업을 떠나 끈끈한 우정을 나누는 것도 매력 가운데 하나"라고 귀띔했다. 호남정맥 종주가 끝나면 지리산 청학동에서-진주-마산-삼랑진 신어산에 이르는 낙남정맥 종주 행사를 4차에 걸쳐 가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2012년까지 우리국토에 대한 MTB 종주를 마무리한다는 것.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5000bike/산으로 가는 두바퀴)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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