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의]동산의료원 김인호 교수

회복력 고려한 '맞춤 위암수술' 주력

위암은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24.5명으로 발생률 1위다. 일단 위암에 걸리면 환자는 구토와 함께 잘 먹지 못해서 체중이 10% 이상 줄며 영양실조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위암수술을 받은 후 체력이 약해져 회복이 더디거나 수술합병증이 따르기도 한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일반외과 김인호(56) 교수는 수술 전 약 1주일간 영양평가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충분한 영양공급으로 체력을 회복시킨 후 수술함으로써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위암수술만 3천여례를 집도한 김 교수는 환자의 안전과 위 기능의 보전, 암의 근본적 치료 등 3박자를 두루 감안한'맞춤형 위암수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의 위암수술은 암이 발생한 부위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개념을 세우고 접근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전공의 시절 이미 위천공 및 위절제 수술 100례를 집도한 경험이 있던 김 교수는 1998년 일본 연수를 계기로 진행성 위암에 대한 수술기법에 관심을 갖고 이를 적극적으로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진행성 위암이란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도 퍼진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런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위암만 제거할 것이 아니라 타장기합병절제술이나 확대림프절절제술을 동시에 해야 할 때가 많다.

"1990년대만 해도 오래된 위암환자의 경우 수술 후 한달 이내 사망하는 경우가 2~3%정도 됐죠. 하지만 지난해 동산의료원에서는 희생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암 발생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위암환자의 15~20%는 위 전체를 절제해야 한다. 이 때 식도와 소장을 잇는 외과적 술기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수술 후 식사가 힘들어 체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김 교수는 이런 환자들에게 정맥을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89년 미국 연수시절 암 연구를 하면서 위암환자들에게는 수술 전과 후 영양지원이 중요하다는 평소 생각에 따라 외과영양학을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수술과 영양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김 교수는 1998년~2001년 사이 매년 300여례, 거의 매일 1례씩의 위암수술을 집도했다.

환자에 대한 그의 영양관리가 좋은 결과를 보이자 병원측은 2001년 아예 김 교수를 팀장으로 한 영양지원팀을 신설, 전체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영양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의 지침대로 할 경우 위 절제 환자의 80~90%가 6개월 후 정상식사를 하게 된다는 것.

"몇년 사이 종합건강검진의 활성화와 내시경시술의 발달로 위암이 조기에 발견되면서 환자들의 예후나 생존율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만성위축성위염이 있거나 속이 쓰리고 신트림이 나며 소화불량이 잦을 땐 위내시경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죠." 김 교수는 또 가족력이 있거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보균자와 같은 위암발생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가 쓴 위암유전자에 관한 5편의 논문은 SCI에 게재됐다.

"위점막이나 점막하층에서 발견되는 조기위암의 경우 개복을 하지 않고도 복강경을 이용한 로봇수술로도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일률적인 수술패턴에 의해 떼 내지 않아도 될 조직을 절제하는 수가 있었으나 요즘은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복강경 위절제술, 신경보존 위절제술, 유문(위와 십이지장의 연결부위)보존 위절제술 등 맞춤 수술이 보편화된 상태입니다." 김 교수는 단위 연구모임으로서는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대구암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다.

▩ 프로필

△1976년 경북대의대 졸업 △91년 전북대 의대 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79~80년 고신대 의대 인턴수료 △80~84년 계명대 동산의료원 외과전공의 △84~85년 고신대 의대 외과학교실 전임강사 △89~90년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 및 노스웨스턴대학 외과영양학 연수 △98년 일본 동경국립암센터 위암 연수 △85~현재 계명대 동산의료원 외과학교실 교수, 의과학 연구소장, 외과 과장.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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