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세계보디페인팅페스티벌 2008(World Bodypainting Festival 2008)이 대구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대회지만 본고장 유럽에서는 전 세계 35개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대회기간 동안 유료관람객만 2만명이 넘는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1998년 오스트리아 시보든시에서 10명의 아티스트들과 이틀 동안 조그맣게 시작한 축제가 해마다 덩치를 키워 지금은 세계적인 축제가 됐어요. 지난해 10회째를 끝으로 올해부터 유럽을 벗어나 진정한 전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 첫 시작을 대구에서 연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요."
WBF 대구 유치의 숨은 공신 중 한명인 대구보건대 박은규(사진·안경광학과 교수) 기획홍보처장은 "'컬러풀 대구'와 '문화도시'라는 도시 이미지와 맞는데다 특히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생각으로 유치에 적극 나섰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서울, 인천, 수원 등 수도권 지자체와의 경쟁을 뚫고 보수적인 대구에서 이 대회를 유치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고 했다. "지난해 이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대구시를 찾아 지원을 요청했어요. 반응은 썰렁하더군요. 심지어 '전문대 교수가 여자 옷 벗기는 이상한 행사 하겠다며 지원해달라고 돌아다닌다'는 얘기까지 들어야 했지요."
도대체 보디페인팅이란 뭘까? 이 질문에 박 처장은 "미술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보디페인팅은 살아있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순수예술의 한 분야"라고 정의했다. 또 "보디페인팅은 특수분장, 사진영상 등 다른 장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 요즘은 상업적 및 대중적으로도 뜨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보디페인팅과 관련된 학과만 전국에 170여개 대학이 있단다. "대구에도 대구보건대 뷰티코디네이션과를 비롯해 대경대, 계명문화대, 대구산업정보대 등의 학교에 관련 학과가 있어요. 게다가 피부, 헤어, 메이크업 종사자만 전국에 70만~80만명이 있지요. 국내에도 이미 인프라는 상당 수준입니다."
생소한 대회인 만큼 궁금증이 많아 또 '우매'한 질문을 던졌다. 인체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대회를 가장 더운 8월에 하면 땀에 물감이 지워지지 않을까? "초창기에는 그랬지요. 지금은 기술이 발달해 잘 안 지워지는 특수소재를 사용하고 있어요. 게다가 인체에 무해한 천연재료로 만든 물감이 개발돼 모델들의 건강에도 큰 영향이 없습니다. 물론 땀구멍을 막아 피부가 숨을 못 쉬니까 완전히 무해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박 처장은 "이번 WBF 대구대회에 외국인 2만명, 국내인 5만명 등 최소 7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부산에는 국제영화제가 있어요. 다른 지자체도 전 세계에 내세울 만한 세계대회가 많잖아요. 대구만 유독 없지요. 일단 올해부터 3년 동안은 WBF를 대구에서 열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그동안 대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할 작정입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원희룡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가 최초로 제안"…민주당 주장 반박
한동훈 "尹 대통령 사과, 중요한 것은 속도감 있는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