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을, 고령·성주·칠곡 총선 민심은?

"김태환 안됐다" "신인 낯설지만…"

"한나라당 공천이 이래도 되는긴가." "박근혜를 도왔다고 공천을 안 주고 다른 데서 탈락한 사람은 갖다 꼽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것 아이가…."

구미는 뜨거웠다. 20일 찾아간 인동 등 구미을 지역과 왜관 등에서 만난 민심은 사나웠다. 여성장군 2호인 이재순 후보에 대한 관심도 높았고 고 김윤환 전 의원의 동생인 김태환 의원이 똑같이 한나라당에서 '팽'당했다는 점 때문에 동정여론이 더 높았다.

도농복합지역인 구미을의 중심지는 '구미의 강남'으로 불리는 인동이고, 농촌의 중심은 선산읍이다. 지역 표심도 외지인 비율이 높은 인동과 토박이들이 많은 선산이 다소 엇갈렸다.

선산읍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나라당 공천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구미갑에 공천을 신청한 이 후보를 구미을에 전략 공천한 데 대해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이다. 장사를 하는 윤용주(46) 씨는 "구미을이 구미갑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 여기에 공천을 신청하지도 않은 후보를 찍어달라고 내놓는 것은 지역주민들을 아예 무시하는 짓"이라고 분개했다.

사업을 하는 김대식(47) 씨는 "김 의원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탈락한 것 아니냐"면서 "한나라당 후보는 주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구미에 오기만 하면 김 의원이 당선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시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이곳에서만 20년 이상 택시운전하고 있는 박근억(50) 씨는 "한나라당 후보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김 의원은 여러 번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느냐"며 "한나라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동의 식당에서 만난 40대의 한 주부는 "한나라당 후보가 여성장군 출신이라는 것밖에 모르지만 그래도 한나라당 후보를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 후보를 두둔했다.

고령·성주·칠곡은 정통부 고위 관료 출신인 석호익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이 전략공천되자 이인기 의원이 탈당,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석 후보에 대해 "당은 좋은 데 인물을 잘 모르겠다"는 반응과 무소속 이 의원은 지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엇갈리고 있었다.

왜관읍내에서 만난 한 40대의 택시기사는 "이인기 의원과 주진우 전 의원 중 한 명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느닷없이 낯선 성주사람이 공천을 받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와 칠곡간 소지역대결 양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미군부대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주해완(34) 씨는 "이 의원을 제외하고는 누가 출마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투표는 하겠지만 특별히 생각해 둔 후보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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