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탈북자 人權 침해 이대로 둘 건가

탈북자에 대한 북한과 중국 당국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 이달 초 중국에 머물던 탈북자 4명이 선양(瀋陽)에서 체코TV와 인터뷰하다 중국 비밀경찰에 체포됐다고 한 인권단체가 밝혔다. 아무리 불법체류자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 어떤 처벌을 받을 것인지는 중국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 측이 짐승 사냥하듯 탈북자를 함부로 다루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야만 행위다.

이는 작은 한 사례에 불과하다. 수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 노동력 착취 등 온갖 인권침해에 노출돼 있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이들을 보호하기는 커녕 북한을 의식한 나머지 이들을 체포'구금하면서 온갖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 당국의 탈북자 처리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탈북자 구호 활동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18일 미국 상하원 의원 8명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중국 내 탈북자들의 제3국 출국을 지원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베이징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보호하에 있는 탈북자 17명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조속히 출국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 측의 출국비자 거부로 무려 2년간 베이징에서 발이 묶여 초조하게 제3국으로의 출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인권은 눈곱만치도 생각지 않는 처사다.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어떤 고초를 겪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에 따르면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힌 탈북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외없이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에 의해 구타와 물고문'성고문 등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52%는 생계를 위해 탈북을 시도했는데도 정치범으로 몰려 인권유린을 당했다. 심지어 여성'아동에 대해서도 성폭력과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은 어제 "인권위가 북한 인권 실태를 자체 조사해 정부에 권고도 했으나 탈북자 문제를 국민에게 적극 알리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북한 인권 문제를 인권위의 6대 정책과제에 포함시켜 체계적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만시지탄이다. 인권위는 북한에서 어떤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는지 낱낱이 조사해 공개하고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