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유권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가 예상됐던 지역 총선 구도가 친박연대 홍사덕 전 의원의 출마선언과 강 대표의 불출마 선언, 그리고 후임에 이종현 경북대 교수의 공천내정 등이 겹치면서 극도로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강 대표 불출마 '대혼란'=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일찌감치 이 지역에 단수후보로 공천 확정되면서 공천갈등으로 분란에 휩싸였던 타 지역구에 비해 비교적 평화(?)롭게 총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공천=당선'이라는 한나라당 정서에다 이 지역에서 5번이나 당선된 강 대표의 이력으로 보아 그의 당선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5선의 홍 전 의원이 21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총선판이 출렁이기 시작했고 23일 강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24일 이종현 경북대 교수가 공천 내정되는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면서 대혼란에 빠지게 됐다. 강 대표 지지자들은 강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통해 공정한 공천을 입증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반면 친박 무소속 연대 등 일각에서는 '박풍'(박근혜 바람)차단을 위한 맞불 놓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는 등 서로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서구 선거판이 정치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싸늘한 반응이다. 서구청의 한 공무원은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 재건축·재개발사업, 계성중고등학교 이전 조기착공 등 지역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중앙차원에서 이를 해결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출마 선언과 사퇴를 반복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강 대표 후임 '이종현 경북대교수' 내정 = 한나라당은 24일 이종현 경북대 교수를 서둘러 서구지역 공천자로 내정했다. 당초 K의원 등 대구경북 공천탈락자들이 이 지역에 공천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으나 "다른 지역에서 공천탈락한 인사나 '서울 TK'를 전략공천하는 것은 지역 민심을 거스러는 일"이라는 지역민심을 고려, 대구경북공공기관 유치위원장 등을 역임, 오랫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이 교수가 공천 내정됐다.
한편 '강 대표 책임론'을 들고 출마를 선언한 홍 전 의원은 강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출마의 명분을 잃었다. 그러나 홍 전 의원은 23일 "박근혜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출마한 만큼 출마 포기는 있을 수 없다"며 "유권자들에게 진지하게 호소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해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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