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선때 朴 지지층 60% "총선때 친박 지지"

친박정서 파괴력은?…선거구 2곳 1천명 여론조사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지지하는 소위 '친박 정서'가 이번 4·9 총선에서 파괴력이 있을까?

대구경북은 박 전 대표의 최대 지지기반이다. 이는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입증됐다. 경선에서 대구의 박 전 대표 지지율은 70%를 넘어 전국 최고였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대구 달서갑의 박종근, 달서을 이해봉, 고령·성주·칠곡 이인기, 구미을 김태환 등 친박 의원들은 이 점을 이번 총선에서 최대의 무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매일신문이 23일 달서갑과 고령·성주·칠곡의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친박 정서는 의외로 강했다.

경선 당시의 박 전 대표 지지층 중 60%가 공천 탈락 친박 의원들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 이번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 연대의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견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에이스리서치 조재목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경북 친박 의원들이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 또는 선전할 수 있는 가장 큰 지지기반은 친박 정서라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입증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동층이 많아 친박 정서의 파괴력에 대해서는 확언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30~40%의 부동층이 친박 무소속 연대 지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이들 부동층이 박 전 대표의 향후 총선 행보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대구에 내려온 박 전 대표는 총선 기간 내내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인 달성군에서 사실상 '칩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23일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속았다'는 감정까지 섞어가며 강도높게 비난했고,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에 그 책임을 물었다. 총선때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무소속 친박 연대를 추진중인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에 상당히 고무돼 있다. 이들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총선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지역구에 한정된, 독자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가 총선 기간 당 안팎을 초월해 출마한 친박 의원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지원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총선 기간 한나라당에 비판 칼날을 계속 세우고, 한나라당 공천 내분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친박정서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부동층에 숨어있는 친박정서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의 상대적 우세 속에 진행되고 있는 대구경북의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친박 연대 의원들간 총선전의 판도는 안개정국 속으로 끌려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 친박쪽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지역구에 내려와 지역구 밖으로 정치행보를 하지 않을 경우 친박 무소속 연대가 힘을 잃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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