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3일 4·9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대구경북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사업의 추진력이 떨어지거나 예산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박종근·이해봉·안택수 의원 등 대구지역과 경북지역의 이상배·권오을·임인배 의원 등 6명의 3선 현역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이에 앞서 3선의 김광원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5선의 이상득 국회부의장도 '친이' 소장그룹의 공천 반납 요구로 흔들리고 있다. 이날 강 대표마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3선)를 제외하고는 3선 이상 중진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박 전 대표로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역 예산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강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대구경북이 주축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니까 정부에서 대접이 확 달라졌다"면서 "지금까지 야당 대표로서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 집권여당 대표로서 지역 사업 챙기기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3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를 첨단공단으로 리모델링해서 대구의 성장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로부터 확답을 받았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이번 공천에서 중진들의 빈 자리에 경제전문가들을 '전략공천'했다. 이들 경제전문가들을 앞세워 지역 사업을 챙기고 당 대표인 자신이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그의 총선구상이었다. 하지만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그의 지역 경제살리기 구상 실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원외' 대표로서는 지역 정치권의 '좌장' 역할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도 강 대표의 불출마를 당혹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도공무원들은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와 지식경제자유구역 선정 등에서 강 대표의 지원이 큰 힘이 됐었다"면서 "한나라당이 10년 만에 여당이 됐지만 지역의 대형사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해 줄 힘은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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