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공천 파동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자 강재섭 대표가 즉각 맞받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선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폭발한 집권당 내분상이다. 한나라당은 그러잖아도 정권 초기의 잇단 실책으로 지지도가 내리막길인 상황이다. 박 전 대표의 어제 기자회견은 이런 당을 또 한번 들쑤셔 놓은 것이다.
물론 자기계파 상당수가 잘려나간 마당에서 공천 불만을 꺼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는 한 계파의 수장을 넘어서 당 전체의 승리를 이끌 책임 있는 당인이다. 어쨌거나 당이 '친박' 44명을 공천한 것은 한나라당 전체에 대한 총선 기여를 전제하고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선거를 코앞에 둔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총선 지원 활동을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大局的(대국적) 처신과는 멀어도 한참 멀다. 개인적 권력욕망의 그림자만이 어른거릴 뿐이다.
거기에다 한발 더 나아가 자기 이름을 단 '친박연대'를 묵인 방조하고 있다. 친박연대의 홍사덕 공동대표가 한나라당 대표 지역구(대구 서구)에 출마한다 해도 내버려 두고 있다.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건 대구에서 한나라당이 죽을 쑤게 만들겠다는 시도를 추인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친박 공천 탈락자인 '무소속연대'에 대해서도 "건투를 빈다"고 격려했다. 결과적으로 안에서 지도부를 흔들고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는 밖에서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형국인 것이다. 당을 안팎곱사등이로 만드는 이런 상황은 전에도 없었고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박 전 대표는 판을 크게 보아야 한다. 이번 선거를 자기 感情(감정)대로 흘려보내서 앞날이 더 좋아질 거라 보면 오산이다. 오로지 계파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지지자 외에는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긴 시야로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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