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규 시즌 꼴찌 마감 오리온스…팀 재건 숙제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가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울면서 다음 시즌 팀을 완전히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이번 시즌 대구 오리온스는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고 결국 7년 만에 프로 무대에 복귀한 이충희 감독은 중간에 퇴진해야 했다.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었던 오리온스는 22일 안양 KT&G와의 원정 경기에서 3점슛만 8개를 넣은 전정규(24점)의 활약으로 89대82로 승리, 12승(42패)째를 거두며 힘겨웠던 정규 시즌을 마쳤다.

오리온스가 끝없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김승현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 공격 농구의 시발점인 김승현이 허리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고 시즌 개막 전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부상으로 잃은 데다 이어 영입된 리온 트리밍햄, 로버트 브래넌, 칼튼 아론도 차례로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승현의 공백으로 특유의 장점인 스피드는 사라졌고 외국인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약점이던 높이는 더욱 부각됐다.

그나마 신인 이동준과 인천 전자랜드에서 트레이드해온 전정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수확. 수비가 엉성하고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했던 이동준은 외국인 선수들의 공백 속에 출장 시간을 늘려가며 점차 프로 무대에 적응해 나갔고 3점 슈터 전정규는 기복이 있긴 했으나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노장 김병철의 부담을 덜어줬다.

다음 시즌은 선수단을 전면 재구성,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일단 김상식 감독대행의 거취 등 코칭스태프를 어떻게 짤 것인지 결정하고 취약 포지션인 3번(스몰포워드) 자리 보강을 염두에 둔 채 이현준, 오용준 등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이들과의 재계약 여부도 판단해야 한다. 신인 정재홍, 이상수, 김용우의 역할을 정하는 것도 과제.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신인 정재홍이 군에 입대할 김영수 대신 김승현의 백업 포인트가드로 나설 수 있고 전정규가 김병철과 함께 슈팅가드로 뛰면 되지만 3번 자리 보강이 문제다. 외곽포가 장기인 오용준은 수비가 약하고 오용준보다 수비가 좋은 이현준은 공격력이 떨어진다. 둘 모두 플레이에 기복이 심하다는 것도 단점.

대학 시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신인 이상수와 김용우를 3번 자리에 적극 기용할 것인지, 아니면 트레이드를 통해 새 얼굴을 데려올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동준을 이 자리에 세우면 신장(198cm) 면에서 다른 팀에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외곽 플레이어가 한 명 주는 셈이 된다. 현재 그의 외곽슛 능력은 3번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2008-2009 시즌에는 전주 KCC에 국내 최장신 하승진(221cm)이 데뷔하고 이에 따라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규정(1명당 208cm, 2명 합산 400cm 이하)도 없어져 올 시즌보다 높이 싸움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오리온스 사령탑은 특히 외국인 선수 선택과 관련해 전통적인 팀 컬러인 빠른 공격 위주의 농구를 할 것인지, 높이 보강에 치중할지 선택해야 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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