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5일 대구 중·남구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간의 밋밋한 양자대결 구도가 예상됐던 중·남구 선거구도 격전지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총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던 이 이사장은 25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인물로 심판을 받아보라는 지역여론에 따라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고 정치적 고향인 중·남구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26일 후보등록과 동시에 기자회견을 가지기로 했다.
이 이사장의 출마로 과거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던 중·남구 선거는 자유선진당 곽성문 의원과 한나라당이 경제전문가로 전략 공천한 배영식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간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곽 의원은 현역의원이라는 프리미엄과 조직력, 배 후보의 경우 지역의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만큼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이사장의 득표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게임이 된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02년 대구시장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 39%의 지지를 받는 등 이변을 일으켰고 2006년 선거에서도 21.1%를 득표했다. 이 이사장은 따라서 '한나라당 정서'에 맞서 '선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비(非)한나라당 인사로 꼽히고 있고, 남구청장을 7년 한 데 이어 참여정부에서는 환경부장관까지 역임하는 등 행정경험도 풍부하다는 것도 가점 요인이다.
한나라당 배 후보 측은 "이 이사장의 출마는 지역민에 대한 배신이자 과한 욕심"이라며 "무소속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유권자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무시하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자유선진당 곽 의원도 "이 이사장이 출마를 하든 하지 않든 지역주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치과의사협회 산하단체 등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바람에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표명을 유보해오다가 지난 21일 2심 판결에서 벌금 80만원과 추징금 1천만원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유지돼 출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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