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1 진단평가 성적 공개…성적올리기 비상

지난 6일 치른 전국 중1 진단평가 성적이 24일 공개되면서 학교 및 지역별 성적 격차가 확연히 드러나 학교 간 성적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시험은 초교과정의 학력진단을 통해 부진 학생을 지도할 목적으로 시행돼 해당 학교의 성적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학교별 성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새 정부의 교육경쟁력 강화 분위기로 인해 학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역·학교별 격차 얼마나?

취재팀이 대구지역 25개 중학교(전체 122개교)의 학교별 성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대체로 소득수준이 높고 사교육 시장이 발달한 수성구, 달서구의 학교 성적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 8개 학교는 모두 대구의 전체 평균점수보다 높았다. 달서구에서도 4개교 중 3개교가 대구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다른 지역의 중학교의 성적은 대구 전체 평균과 비슷하거나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구(區) 안에서도 점수 격차가 심한 경우가 있었다. 동구 C중학교는 같은 구의 B중학교보다 영어는 13점, 다른 과목은 5~8점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북구의 한 교장은 "부모의 직업, 소득수준에 따라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심할 것으로 짐작했는데 막상 성적표를 받고 나니 당황스럽다"며 "어릴 때부터 학원을 다니는 수성구나 달서구 학생들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곽경숙 중등교육과장은 "평준화체제이지만 지역 간 학력 격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 노력에 따라 '투입 대비 산출'은 달라질 수 있어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적 높이기 비상

평가 성적이 발표된 이후 학교들은 성적 향상에 비상에 걸렸다. 일부 학교들은 이웃 학교의 성적을 입수해 비교하는 등 경쟁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교육경쟁력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오는 10월(중3 대상), 12월(중1·2 대상)에는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이때는 해당 학교에서 배운 학생들의 성적이 나오기 때문에 이번보다 파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성구 B중학교 교사는 "수성구의 경우 신입생의 성적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편인데 그만큼 학부모들의 기대감도 높다"며 "서울 최상위권 학교에 비해선 영·수가 다소 약세여서 이들 과목을 중심으로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구 C중학교 교장은 "전 과목 성적이 평균 미달로 나타나 담임 및 과목 담당 교사, 학부모들과 협의해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성적경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달서구 한 중학교 교사는 "지역별, 학교별 학력 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을 너무 일찍 입시 경쟁에 내몰고 있다"며 "이번 진단평가는 당초 취지와 달리 성적으로 학교를 줄 세우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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