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석가탑'다보탑도 위험 상황이라니

숭례문 燒失(소실)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국내 대표적 '石造(석조)문화재'인 불국사 석가탑'다보탑도 위험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각 대학 교수 등 전문가 6명이 공동 집필, 최근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논문 '불국사 석조문화재 풍화'훼손 특성'에서 이같이 지적됐다. 국보 제20호인 다보탑과 국보 제21호인 석가탑, 그리고 연화교'칠보교'청운교'백운교 등이 1천여년의 세월을 지나온 동안 각종 오염에 따른 부식 현상과 풍화작용 등으로 훼손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봐도 놀란다더니 이러다 소중한 우리 문화재들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가슴 아픈 숭례문 화재 사건 이후 목조문화재를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크게 확산됐다. 그러나 석조문화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태무심하다. '석조문화재도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우리네 무심한 자세에 일격을 가한 셈이다. 이들에 따르면 국내 4천400여점의 유형문화재 중 석조문화재는 1천290점으로 약 30%나 되지만 지금껏 별다른 보존 대책이 없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석조문화재 대부분이 규모가 큰데다 특별한 보호시설 없이 야외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다보탑'석가탑 역시 그런 시설 없이 風雪(풍설)을 견뎌오면서 대기오염'환경오염의 공격 속에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0등급(없음)에서 5등급(정밀진단 필요)까지 나눈 풍화 등급에서 다보탑은 최악인 5등급, 석가탑과 청운교'백운교 등은 4등급(정기점검 필요)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중증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소용없는 법이다. 숭례문 화재라는 엄청난 희생을 치른 만큼 목조문화재뿐 아니라 석조문화재까지 신속하고도 특단의 보존관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빗물 스며드는 것을 막는 장치, 대기오염 배출원에 대한 기초조사 등 석조문화재 보존을 위한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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