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으로 달성발(發) 박풍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친박으로 분류되던 인사가 아니더라도 '박근혜 후광'을 등에 업으려 열을 올리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독자·중립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도 서둘러 친박 색깔을 띠는 등 '유사친박'도 등장했다.
최근 영주의 총선 후보자들 사이에 '친박 적자 논쟁'이 벌어졌다. 무소속 권영창 후보가 친박 무소속 연대를 선언하자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 장 의원은 "권 후보는 박 전 대표와 정치적 인연이 없다. 친박을 언급하는 것은 '불법 상표 도용'"이라고 공격하자, 권 후보는 "내가 박 전 대표를 도운 것은 영주시민이 다 알고 있다. 장 의원이야말로 대선 후보 경선 때 뭐했느냐"고 반박했다. 권 후보는 2004년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장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 때 중립을 선언했다.
지난 24일 박 전 대표가 대구에 첫발을 내딛는 플랫폼 주변에선 친박 무소속 연대 의원들과 한나라당 후보 간 자리 싸움이 벌어졌다. 박 전 대표와 나란히 있는 모습을 연출하기 좋은 명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양측이 신경전을 벌인 것.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한 후보가 앞 자리를 차지하려 하자 무소속의 친박 의원 중 한 명이 "공천 받은 사람은 뒤로 빠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25일 박 전 대표의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밀착하려 하자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의도적으로 그를 떼어내고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옆 자리에 밀어넣었다는 후문이다. 이 한나라당 후보는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대구여고 동문으로 친이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북 북부 지역 기초단체장 출신의 무소속 후보들이 친박을 지향하는 연대를 형성,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인지도만으로 총선을 치르려던 '순수' 무소속 후보였다. 사태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자 한나라당 후보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이들을 '유사친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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