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언제부터 인류와 함께 했을까? 아주 오래 전에 과일이나 곡식이 땅에 떨어져 낙엽이 쌓이고 공기가 차단되면서 자연적으로 발효된 액체를 누군가가 맛을 보면서부터 이를 애음하게 됐으리라 추측된다. 옛 문헌이나 전설 또는 신화를 보면 인간보다 원숭이나 동물들이 먼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아주 먼 옛날 태고적에 과일나무 밑의 바위틈이나 웅덩이에 무르익은 과일이 떨어져 쌓이고 그것이 문드러져 과즙이 모이고 미생물이나 효모에 의해 발효가 일어나 자연적으로 술이 만들어졌고, 그곳을 지나던 원숭이나 멧돼지같은 동물이 갈증 해소를 위해 마셨을 것이다. 지금도 아프리카 밀림에서는 코끼리나 사자같은 짐승들이 나무공이나 바위웅덩이에 고인 물을 마시고 휘청거리며 딩구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한 동물들은 언젠가 마셨던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과일이 떨어져 술이 만들어졌을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또 취해서 휘청거린다. 영리 하기로 소문난 원숭이들은 우연히 마신 술 맛에 반했고, 급기야는 직접 과일을 웅덩이에 모아놓고 술을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특히 어떤 원숭이들은 도토리를 씹어 술을 만들어 마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술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인류의 형성과 더불어 원시시대 때부터 자연발생, 마셨으리라 생각된다. 인간이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기 이전의 유적에서 술을 빚는 항아리가 발견됐으며, 문자로 기록된 고서에서 술의 유래와 역사에 대한 전설과 신화가 많이 발견된다.
아무튼 인간은 술의 발생 비밀을 제것으로 만들어 술을 제조했고, 이 쌉쌀한 액체는 오랜 세월을 두고 인류역사에 놀라운 영향을 끼쳐오고 있는 것이다. 무수한 세월이 흐른 지금도 기본적인 양조기술이나 술을 마시는 까닭은 지금도 바뀌지 않고 있다.
옛 유적으로 볼 때 인류는 기원전 6000년경부터 과실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후 B.C.4000년경에는 곡식을 이용해 술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과일로 술을 만드는 방식에서 곡식을 이용하기까지는 무려 2000년 이란 긴 세월이 필요했다. 이처럼 오랜기간이 걸린 까닭은 알코올 발효(당을 효모가 섭취, 알코올을 생산하는 과정) 때문이다. 과일의 주성분은 당이지만, 곡물에 함유된 녹말을 효모가 직접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여서 술이 만들어 질 수 없었던 것. 곡물로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녹말을 분해하는 과정(당화)이 선결돼야만 했던 것이다. 당은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포도당'엿당'젖당 등이 있다.
그렇다면 옛 사람들은 녹말을 당화하는 데 어떤 방식을 썼을까? 당화 방법은 보리나 수수가 싹이 틀 때 생성되는 당화효소를 이용하는 방법(위스키 등)과 곰팡이가 자라면서 생성시키는 당화효소를 이용하는 방법(막걸리'약주'청주'소주 등)이 있다.
이같은 당화 방법의 발견은 양조기술의 발달사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서양의 맥아(麥芽)와 동양의 누룩(麴)이 술도가의 신주단지처럼 여겨졌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신영휴 (금복주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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