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 풀어봅시다]마스터베이션은 악인가?

자위행위는 인간의 섹스행위에서 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성적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치부해 왔기에 공론화하기가 어려웠다. 자위행위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죄의식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이 글은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사춘기 청소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자위에 대한 오랜 얘기는 그것이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 해롭다는 유해론으로 일관해 왔다는 것. 구약성서에 나오는 오난의 이야기 때문에 생겨난 오나니즘이라는 말도 자위행위를 의미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위를 '스스로를 더럽히다'라는 의미로 사용됐으며 발기부전·신경쇠약·식욕감퇴·정신병 등이 끔직한 자위행위의 부작용으로 일컬어져 왔다. '마스터베이션은 과도한 성교보다도 해로우며, 이는 벌하고자 하는 신의 의지가 있다'라는 기독교적 윤리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위는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다. 최근 국내 한 여론조사에서도 성인 남녀의 90% 이상이 자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들도 남성 못지않게 많다는 점과 13세 이전에 이미 20% 이상이 자위를 시작했다는 점으로 봐서 더 이상 자위가 해로운 행위라고 단정짓긴 곤란함을 시사한다. 최근 들어 마스터베이션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콘돔 없이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섹스를 즐길 수 있다'라는 대안적인 섹스로서의 행위로 자위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미 어떤 나라에서는 에이즈 예방 공익광고를 통해 마스터베이션을 권장하고 있다.

미혼이거나 정기적인 섹스 파트너가 없을 때 자위를 즐겨라. 자위는 가장 안전하고 깨끗하고 만족스런 섹스 행위이다. 죄의식도 느낄 필요 없고,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도 없다. 또한 원할 때마다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등등 에이즈 범람과 문란한 성문화 때문에 섹스의 위험성이 높아진 사회에서는 자위에 대한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의사의 관점으로도 자위는 건강에 부작용이 없으며, 과거의 담론이 부질없고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성행위의 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 욕망의 범람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더 이상 자위는 가려야할 치부는 아니다. 자신과 나누는 정당한 섹스인 것이다.

박철희(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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