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 그룹사운드 '에코스' '아킬레스'

▲에코스
▲에코스
▲아킬레스
▲아킬레스

◆에코스(Echoes):1976년 결성…대학가요제 대상 이한철 배출

1976년 결성, 올해로 31기를 맞고 있다. 고교시절 음악을 했던 윤경식(한국건축 대표)'이병학(농장 경영)씨가 주축돼 이재기'이윤정'전웅렬씨가 의기투합해 처음 만들었다. 에코스는 80년 제3회 전국대학생보컬경연대회에서 '왜 이럴까'라는 곡으로 장려상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내님 생각'으로 대상을 받았다. 이어 81년 국풍가요제에서는 '사랑이란'곡으로 최우수작곡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에코스가 배출한 최고 인기스타는 단연 15대 이한철씨. 락 그룹'불독맨션'과 '주식회사'멤버이자 요즘 '슈퍼스타'로 인기를 모으는 이씨는 94년 MBC대학가요제에서 '껍질을 깨고'란 곡으로 대상을 받은 후 본격적인 가수활동에 나섰다. 멤버 중엔 윤영배'백경훈'이종민씨 등이 각종 가요제에서 수상했다.

86년 10주년 기념음반을 제작했고, 2000년엔 대백프라자 예술극장에서 '레전드 오브 에코스'란 이름으로 2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아킬레스(Achilles) 80년대 대학'동문 페스티벌 단골 초대손님

79년 영남대 의대 출범과 함께 결성돼 현재 30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보컬사운드는 예과 1학년 때 오디션을 통해 멤버를 모집한 후 연습기간을 거쳐 예과 2학년 때 연주활동을 하고 본과에 진입하면 다음 기수로 무대를 넘기는 게 관례.

80년대엔 각 단대와 과별, 동문별 페스티벌 때 한 번 불려 가면 10~15곡을 연주하고 수고비로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12대 백종해(나사렛병원 내과의원) 원장에 따르면 당시 매니저가 탁월해 귀찮을 정도로 섭외가 많았다. 대구가톨릭대(옛 효성여대) 페스티벌 댄스시간 때 많은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와 춤을 추다 쌓아 두었던 스피커가 무너지는 바람에 연주의 대가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그냥 왔던 적이 있는가 하면, 짧은 치마를 입은 여학생의 현란한 춤에 키를 놓쳐 당황한 적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봄과 가을에 2회의 발표회를 갖고 선배들의 곡 검사 때 어설픈 연주를 하면 남학생은 엉덩이를 맞고 여학생은 무릎 꿇고 두 손을 드는 등의 벌을 받는다는 것. 멤버 중에는 1대 정해훈(혜성병원장), 3대 신현국(신현국 정형외과)'서무영(보람병원장), 5대 김형일(구병원 내과), 6대 김성호(노블레스성형외과), 7대 윤현대(라파엘내과), 13대 김종수(강남병원)원장 등이 있다.

◆꿈과 열정으로 버틴초창기 보컬사운드

1970년대 중반 이후 대구 각 대학에서 보컬사운드를 결성한 초창기 멤버들. 드럼'기타'베이스기타'키보드'보컬에 매니저까지 보통 6~8명 정도로 구성된 보컬사운드에게 가장 큰 문제는 악기구입비와 연습실 마련. 또 악기는 구입한다손 치더라도 연습실 마련은 또 하나의 벽이었던 셈이다. 당시 보컬사운드는 정식 동아리로 인정되지 않아 연습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메디컬 사운드는 겨울철 휴업 중인 대덕산 꼭대기 휴게소에서, 일렉스는 시장바닥 지하 공간에서, 힙슨은 비새는 지하실에서 전기감전의 위험을 무릅 써야 했다. 에코스는 멤버의 농장에서 몰래 연습을 하다 쫓겨나기도 했다. 어쩌다 공간이 확보돼도 방음이 안 되면 곧 이웃의 소음민원이 일어 그 곳을 비워야 했다.

와중에도 봄철 페스티벌 시즌이면 들어오는 짭짤한 수입이 많은 도움이 됐다. 리어커로 악기를 옮기면서도 악기나 무대장치를 구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바쁜 시기를 보냈다. 젊음의 꿈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우문기 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