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발 朴風, 북상할까…총선 관전 포인트

27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4·9총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한나라당의 지원유세를 거부하고 지역구에 머물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움직임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4일 이미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며 이들을 간접지원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공식선거운동 돌입직전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 피살사건도 박근혜 바람의 풍향을 좌우할 가늠자로 떠오른지도 관심사항이다.

한나라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할지 여부도 또 다른 관심사다. 또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이재오 의원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 여야 거물정치인들의 생환여부도 이번 총선에서 눈여겨봐야 할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우선 한나라당의 텃밭 중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서의 '박풍(朴風)'과 탈당 친박인사들의 선전이 한나라당 우세의 총선지형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여부가 가장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전국 지원유세를 거부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으로 내려온 박 전 대표는 지난 24일 "탈당 친박인사들이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복당시켜야 한다"며 '친박' 인사들을 지원하는 폭탄발언으로 대구경북지역의 친박정서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고 여겨지던 대구경북 지역이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와 연계된 박근혜 바람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박풍의 풍향과 세기에 따라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서 탈당 친박인사들이 10석 이상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때 이른 감도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만도 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은 모두 16명이지만 이중 영남권에 출마한 친박인사는 8명이다. 박종근(대구 달서갑), 엄호성(부산 사하갑) 의원이 '친박연대'간판으로 출마했고 김태환(경북 구미을),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과 김무성(부산 남을), 유기준(부산 서을) 의원 등은 친박 무소속연대로 출마했다. 홍사덕 전 의원도'친박연대'간판으로 대구 서구에 출마했다.

총선전망과 관련, 박종근 의원은 "초창기 대구는 한나라당에 대한 '묻지마' 정서가 강했지만 공천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친이계 내부의 다툼이 벌어지면서 대구에서의 한나라당 민심이 크게 동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권 민심이 흔들리면서 한나라당의 과반확보 목표도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68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과반확보 전망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회 과반의석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새 정부 출범초기 내각 인선잡음과 공천파동 '돈다발'사건 등을 거치면서 이 목표는 점차 안개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밖에 대선주자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실세 등 차기주자들 간의 정치생명을 건 한판대결도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서울 은평을에서 맞붙은 이재오 의원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간의 대결은 한나라당의 차기 당권경쟁과 직결된다. 선거운동직전까지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이 크게 뒤지고 있어 역전여부가 주목된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간의 한판 대결과 손학규 통합민주당대표의 서울 입성여부도 차기 대권구도를 좌우할 관심사로 등장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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