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성씨가 대구로 간다고요?"
창원시향과 울산시향의 상임 지휘를 맡았던 장윤성씨가 대구시향으로 간다는 소문을 접한 이 지역 시향 단원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장씨가 1990년 후반 젊은 신예로 이름을 날리긴 했지만 대구시향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가 온다는 말에 대구 음악계에서도 역시 의아함을 나타냈다. 1999년 시향 지휘자 보구슬라브 마데이와 2002년 박탕 조르다니아 이후 바닥을 치고 있는 대구시향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2008년 대구예술단 활성화 원년을 선포한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교향악단 지휘자 선정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유능한 교향악단 지휘자를 확보해 단원의 기량 향상을 이뤄내겠다는 활성화 방안이 처음부터 잡음을 내고 있어서다. 특히 음악계에선 울산과 창원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그를 과거의 실적만으로 영입하려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측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향이 최근 실력면에서 수도권 중소도시에 밀리는 현상을 막겠다고 발벗고 나섰으면 이에 합당한 행보를 보여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재 장윤성 지휘자 영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7명의 감독심사위원이 심사를 하더라도 추천일 경우 시장 역시 우선 순위대로 지휘자를 선출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구문화예술회관 측은 "국내의 인재풀이 한정돼 있는데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또 장씨의 경우 창원과 울산에서도 잘해왔으며 국내정상급 실력을 갖췄다고도 했다.
그러나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해 8월 1일자로 '대구시립예술단 설치조례 및 규칙'을 개정해 국내외 정상급 지휘자와 외국 지휘자를 영입할 수 있는 법적, 재정적 기반을 마련해 놨다. 지휘자 연봉 4천300만원이라는 일괄규정을 계약에 따라 변경할 수 있게 만든 것. 지휘자의 실력과 예술단의 중요도에 따라 차등을 두도록 되어있어 예산을 이유로 장씨를 고집하는 문화예술회관 측의 설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대목이다.
과거 대구시향은 서울 다음으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교향악단으로 손꼽혔다. 과거를 고집하고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남아있는 대구시향의 네임밸류까지 깎아먹는다면 곤란하지 않을까.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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