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구내방송을 통해 나오는 음악 선곡은 어떻게 할까? 그리고 그 곡들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어떤 때는 클래식이 나오고, 어떤 때는 흥겨운 트로트가 나오기도 한다. 백화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겠지만, 이들 음악에는 '매출'이 들어있다. 많이 팔릴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성인들이 올 시간대와 상대적으로 젊은이들이 많을 때 등등, 음악만 들어봐도 백화점 사정을 훤하게 알 수 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의 경우 폐점 무렵에 종종 '영일만 친구'가 나온다. 이는 당일 매출 목표액을 달성했다는 의미로, 당연히 직원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노래다. 또 층별·팀별 목표달성 축하곡도 있는데 여성잡화팀은 거북이의 '비행기', 남성가전팀은 동방신기의 '풍선', 식품팀은 장윤정의 '사랑아' 등이다. 다른 직원들은 이들 노래가 나오면 '아, 저 팀은 오늘 목표를 채웠구나'며 자연스레 축하의 덕담을 건네게 된다.
또 시간대별로도 나오는 음악이 달라진다. 평일 오전대에는 차분한 클래식으로 고객들이 상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같은 오전대라도 주말에는 댄스곡으로 매장 안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또 나른해지는 시간대인 오후 3~5시에는 경쾌한 가요나 팝송이 주로 선곡되고, 오후 6시 이후에는 빠른 템포의 팝송으로 '쇼핑에 즉극적으로 나설 것'을 유도한다는 것.
이 밖에도 비오는 날과 추운날, 더운 날 등 기상조건에 따른 선곡기준도 제각각이다. 롯데백화점 포항점 방송실에 근무하는 김혜영(30)씨는 "시간대별, 분 초 단위로 방송을 하고 매장사정 등을 봐가며 상황에 맞는 선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보지 않는 곳이지만 방송실 내부는 항상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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