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재학씨 피살 사건 '남은 의문점'은?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 김재학(81)씨 피살 사건에 대해 경찰은 강모(26)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강씨의 행적과 수법을 보면 단순한 우발 범행으로 보기엔 석연찮은 점들이 여전히 많다.

◆왜 두번씩이나 생가에 갔나!

정우동 구미경찰서장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강씨는 범행 당일인 26일 0시 생가에 갔다가 문이 잠겨있자 돌아갔다가 이날 오후 4시 40분쯤 다시 찾았다"고 밝혔다. 때문에 자정에 이어 두차례나 생가를 '굳이' 방문한 것은 우연한 방문이 아니고 특정 목적이 있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단순히 생가를 관람하러 갔다"고 말하고 있다.

◆왜 옷을 벗기고 벗었나

강씨는 26일 오후 5시 40분쯤 폭행 후 실신한 김 회장을 생가 마당에 있던 야외용 탁자 위에 눕힌 뒤 김 회장의 옷을 모두 벗기고 손과 다리를 묶고 자신의 옷도 모두 벗어 마치 어떠한 의식을 치르는 듯한 인상을 줬다. 경찰은 이를 두고 강씨가 청소 집착 등 결벽증이 있다는 점을 들어 "옷에 피가 묻은 것을 참지 못해 모두 벗기고 벗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왜 도망가지 않았을까

목격자들에 따르면 강씨는 일반적인 살인범과는 달리 범행 직후 도망가지 않고 벌거벗은 채로 생가 주변을 배회하다 이를 본 다른 관람객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달아나기 시작했다. 생가 주차장엔 자신이 타고온 승용차도 그대로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강씨가 음주 마약 등 약물복용 상태가 아니었고, 2000년 이후 정신병 전력도 없었으며, 조사과정에서도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면서 "의료기관에 정신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했다.

◆왜 CCTV 공개하지 않나

경찰은 강씨의 범행수법을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된 CCTV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생가 안 CCTV 4개 중 1개에는 강씨가 김 회장을 폭행 살해하는 장면 등이 모두 담겨 있다. 정우동 구미경찰서장은 "범행의 잔인성 등으로 사회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해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거금은 왜 본체만체했나?

김 회장은 상의 주머니에 현금 및 수표 797만원을 지갑과 행정봉투 등에 나눠 소지했다. 강씨는 김 회장의 옷을 벗길 때 돈에 손대지 않고 돈이 든 상의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경찰은 "이웃 주민들의 진술에 따르면 김 회장은 평소에도 그 정도 현금은 소지하는 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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