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 더 괴로웠습니다."
대구 논공공단 자동차 부속공장에 다니는 임오순(54·대구 달서구 월성동)씨는 5년 전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간담이 서늘해진다. 아들의 대학 등록금이 없어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사업을 하다 실패하면서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했고, 결국엔 아들이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았다. 대출금 상환 유예가 된 군 생활 2년을 포함하면 5년만인 지난해에 대출금을 다 갚았다. 아들은 신용불량자 낙인을 벗었다.
임씨는 "올해 딸아이가 대구지역 사립 대학교에 입학했다. 한꺼번에 등록금을 낼 수 없어 다시 대출을 받았다"고 했다. 올해 그의 두자녀 등록금은 820만원(딸 400만원·아들 420만원). 월 170만원인 그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임씨는 아들 등록금을 3개월 분할 납입하기로 하고 430만원 학자금을 대출받았다. 연리는 7.5%. 임씨는 "첫 대출 때보다 금리가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학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돈놀이'를 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두자녀의 생활비도 40만원과 20만원, 최소한으로 지원할 수 있을 뿐이다. 생활비를 빼면 저축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껴 쓰고는 있지만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야 할 때가 많다. 아들이 주말마다 웨딩촬영 보조 기사로 용돈을 벌었지만 졸업을 앞두고 공부에 전념하도록 했다. 같이 자취하는 아들의 방 친구가 집세를 해결해 주니 그나마 큰 시름은 던다. 딸도 일단은 아르바이트를 하기보다는 성적을 올려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면 한다. 임씨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자식들이 대견스럽다고 했다.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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