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는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의 존재 여부에 따라 지역구간 냉탕과 열탕으로 갈렸다. 친박쪽이 출마하지 않은 구미갑은 차분했고 친박 후보와 한나라당이 맞붙은 구미을 지역은 뜨거웠다. 구미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구미갑과 구미을 선거구 사이에 38선이 가로놓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갑에서 3선 고지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김성조 후보의 지지세는 견고해 보였다. 친박인사가 출마하지 않아 박풍 역시 약한 듯했다. 그나마 자유선진당의 임경만 후보와 평화통일가정당의 김형도 후보가 김 후보에 도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관심도는 낮았다.
선거운동도 여유로웠다. 28일 오후 퇴근시간. 주택밀집지역인 구미시 도량동네거리에서 펼쳐진 후보 간 선거유세는 차분했다. 김 후보와 임 후보 양측이 차량까지 동원,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표정에서는 뜨거운 선거 열기를 찾기 힘들었다. 일방적인 선거분위기 탓인지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지역구 판세보다 오히려 이웃 구미을 지역 판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 도량동 네거리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훈(50)씨는 "구미을에서 누가 당선가능성이 높으냐"며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반면 구미을 지역은 박풍과 한나라당 바람이 정면충돌하면서 후끈 달아올랐다. 이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순 후보와 친박 무소속 김태환 후보의 2강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전 대표의 복당 발언에 이어 터진 '박정희 대통령 구미 생가보존회장'의 피살 사건으로 박풍이 강해질 조짐을 보이면서 두 후보에 대한 주민여론도 극명하게 갈렸다.
이날 오후 구미시 원호네거리에서 열린 친박 무소속 김 후보의 거리유세에서는 김 후보의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졌고 몰려든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김성수(38·구미시 원호동)씨는 "박 전 대표를 도왔다고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은 지역정서를 모르는 행태다"며 "박 전 대표를 도왔던 김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김진형(32·구미시 선산읍)씨도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어차피 당선후 복당하면 한나라당 후보와 마찬가지다"며 "그렇다면 지역현안 해결에는 '구관이 명관'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친박이냐 아니냐가 선택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되고 구미발전을 위해서는 누가 적임자인지를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희진(31·여·구미시 인동)씨는 여성장군 2호 출신인 이 후보의 경력을 거론하며 "아무나 장군이 되고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 것이 아니다"며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고 능력이 입증된 이 후보가 구미발전을 위한 적임자다"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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