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영화 '영광의 아이들'은 '쇼걸' '원초적 본능'의 조 에스터하스가 각본을 쓴 영화다. 그는 헝가리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시나리오 작가다. 그러나 사람의 애간장(?)을 녹인 '원초적 본능'을 기대하면 오산. 조국을 사랑하는 헝가리 수구(水球) 선수의 실화를 그린 감동 영화다. 한 작가에게서 이렇게 다른 톤의 영화가 나온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서울에선 예술영화전용관인 하이퍼텍 나다에서 소개됐지만, 전국 개봉은 하지 못했다. KBS2 토요영화에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되는, 놓칠 수 없는 영화다.
1956년 부다페스트. 헝가리 의거가 있던 해다. 젊은 수구스타 카르치는 소련의 불법적인 헝가리 점거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한다. 처음에는 모험심과 젊은 혈기로 시위에 나섰지만 시위 현장에서 여학생 비키를 만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시위에 나선다.
시위는 성공적으로 끝나고, 소련의 붉은 군대는 철수한다. 다시 국가대표 수구팀에 복귀해 올림픽을 위해 맹훈련 중이던 카르치는 다시 소련의 군대가 침공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비키가 걱정된 카르치는 코치와 동료의 반대를 무릅쓰고 총탄이 빗발치는 시가전에 나서고, 그곳에서 부상당한 비키를 구한다.
비키와의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며 올림픽 대표팀에 다시 복귀한 카르치는 조국이 혼란에 빠져 있는데 스포츠 따위에 정신을 팔아도 되는 걸까 심각하게 고민하지만, 헝가리팀이 결승전에서 대결할 팀이 소련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음을 정한다. 카르치는 호주로 떠나고 비키는 헝가리에 남는다.
드디어 결전의 날,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헝가리팀과 소련팀의 시합이 시작되는데…. 남자가 있는 경기장에 울리는 국가, 여자가 있는 감옥에 울리는 국가. 그리고 한 남자의 뜨거운 조국애는 감동의 순간을 맞는다.
'원초적 본능2'의 카다 도보가 비키로,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의 이반 펜요가 가르치로 열연한다. '낫싱 엘스'(2005년)의 여류감독 크리스티나 고다가 연출했다. 2006년 헝가리영화제 대상 및 최다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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