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가명·15·대구 달서구)이는 학원 다니기가 싫다는 친구들의 불평마저 부럽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학원비를 달라고 하기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1학기 수학 진도는 학원에서 이미 다 나갔다며 자랑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움은 더해진다.
영진이처럼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저소득 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학원 무료 수강 사업이 달서구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달서구청은 지역 학원들과 연계, 4월부터 저소득층 청소년 373명에게 학원 수강료를 면제해주거나 20~50% 감면해주는 사업을 실시한다.
구청 복지담당은 "지난해 경우 학원들이 자발적으로 학생 90여명에게 수강료 혜택을 주는 정도에 그쳤는데 올해는 보다 체계화하고 수혜 대상을 크게 확대했다"고 밝혔다.
구청은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달부터 달서구 소재 학원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에 나섰고 참여 희망 학원을 접수했다. 그 결과 모두 33개 학원으로부터 373명의 대상 인원을 선정했다. 참여 학원은 입시·검정학원 13개, 예능학원 9개, 외국어학원 6개, 속셈학원 3개, 종합학원 2개 등이며 초등학생 187명, 중학생 123명, 고등학생 63명이 대상. 이중 14개 학원은 완전 무료 수강을 내걸었다. 나머지 학원들은 8만~25만원인 수강료를 20~50% 깎아주기로 했다.
달서구 용산동 B학원 대표는 "돈이 없어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더 많은 학원이 참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학원 경우 수강생 100명 중 10%가 저소득층 학생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학원 보내기를 주저했던 저소득층 가정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80여명의 학부모가 수강을 신청했다. 달서구청은 참여 학원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달서구 전체 학원 숫자가 780개나 되므로 참가 의사를 가진 학원은 지금보다 훨씬 많지 않겠느냐는 것. 구청 측은 "참여 학원에 대한 인센티브 등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고 있지만 자발적 후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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