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걷고 싶은 대구 동성로 '첩첩산중'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반월당 택시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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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될 중앙로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윤정현 인턴기자

대구 동성로가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으로 크게 변모할 예정이지만 풀어야 할 난제가 곳곳에 숨어 있다. 보행약자와 시민들을 위한 횡단보도 설치,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택시 운행 허가 여부 등이 '뜨거운 감자'다.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되나?=동성로 대구역~대구백화점 구간의 전주 지중화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국채보상로 한일극장 앞에 횡단보도를 설치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땅 위로 솟은 전주를 땅 속에 묻고, 노점상을 일제 정비하더라도 한일극장 앞 지하도로 인해 '걷고싶은 거리'의 맥(脈)이 끊긴다는 것이 이유.

한 의류점 대표는 "대백~한일극장 구간은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지만 '대구역~한일극장 상권'은 이미 슬럼화 수준"이라며 "횡단보도를 만들면 상권활성화는 물론 보행권 확보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곳 상인들과 시민단체 등은 대구시, 중구청 등 관련 기관에 '횡단보도 설치'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김충환 대구시의원은 "횡단보도가 설치될 경우 지하상인의 반발과 지하상권의 몰락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전체의 이익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4월 2일 시의회에서 시의원, 시민단체, 상인, 공무원을 초청해 '국채보상로 횡단보도 설치관련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대중교통전용지구 택시 운행은?=대구시는 또 반월당~대구역(1.05km) 구간을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 왕복 4차로를 2차로로 줄이고 인도를 대폭 확대하는 공사를 시행하기 앞서 택시운행을 허용하느냐는 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다.

상인 이문찬(37·남구 대명동)씨는 "택시운행이 허용되면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버스와 택시가 뒤엉켜 교통혼잡구역, 상습지정체지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이모(27·여)씨는 "버스 노선이 없는 구간이나 급하게 택시를 타야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 늦은 밤에는 택시를 잡기 위해 먼곳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택시 통행 허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 모두 323명 중 128명(39%)이 '택시운행 금지', 149명(46%)이 '버스통행이 없는 야간에만 운행', 나머지 46명(14%)이 '항상 택시 운행'으로 응답했다.

대구시 이태훈 교통국장은 "택시운행 허용 여부는 각 이해관계자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뜨거운 감자'인 만큼 다시한번 심도있는 설문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택시베이 설치, 버스승강장 위치 등 새로 조사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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