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권의 책] 프랭클린 자서전

인생을 사랑하는가? 시간을 아껴라

훌륭한 인물의 자서전은 우리에게 감동과 교훈을 준다. '프랭클린 자서전'은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다. 그래서 미국을 알려면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어 보라는 말도 있다. 국내에선 프랭클린보다 워싱턴이나 링컨이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프랭클린은 이들보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키우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은 자수성가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정규교육은 열살 때 그만 둬야 했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학문에 정진했다. 인쇄소 견습공으로 출발해 출판업자, 저술가, 신문발행인, 철학자, 외교관, 발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생 경력을 쌓았다. 토마스 칼라일은 벤자민 프랭클린을 '모든 양키들의 아버지'(The Father of all the Yankees)라고 불렀다. 프랭클린은 절제, 근면, 그리고 자립의 덕을 강조하며 이를 실천했다. 그의 사상과 삶은 따로 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사상이 삶에 녹아났고, 삶에서 사상이 무르익어 갔다. 자신의 부나 영달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앞세웠다. 형식적인 교회보다는 합리적이고 실제적인 종교를 믿었다. 그의 사상적인 핵심은 당시의 계몽주의에 영향을 받은 청교도주의였다.

그는 1729년엔 '펜실베니아 가제트'를 만들어 현실과 직결된 상식, 철학과 경구를 실어 대중에게 환영을 받았다. 1731년 미국 최초의 공공도서관인 필라델피아 도서관을 설립했다. 이 때 그 유명한 '13가지 덕'을 수립했다. 전기에 대한 이론을 확립했고 피뢰침(1749년)을 발명해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공헌했다. 1776년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의 한 사람으로 임명됐고, 1783년 파리조약의 미국 대표로 파견됐다.

이 자서전은 프랭클린이 자식들에게 인생살이에 필요한 교훈을 주는 형식으로 쓴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계발서의 고전으로 꼽기도 한다.

"그대는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왜냐하면, 시간은 인생을 구성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출발했는데, 세월이 지난 뒤에 보면 어떤 이는 뛰어나고 어떤 이는 낙오되어 있다." 이처럼 그는 자기계발과 시간관리에 있어서 철저했다. 독서를 통해 발견한 13개 덕목으로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절제 ▷침묵 ▷규율 ▷결단 ▷절약 ▷근면 ▷정직 ▷정의 ▷중용 ▷청결 ▷평정 ▷순결 ▷겸손이다.

독서와 생각 키우기 습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독서가 자신의 사고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고 했다. 독서계획에 따라 책을 읽고, 생각을 조리 있게 배열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이야기 몇 편을 골라 시로 만들기도 했다.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도 자기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인쇄소 견습공 시절, 그는 형이 주는 돈의 절반을 책을 사는데 썼고, 다른 견습공들이 식사하러간 사이 혼자 비스킷과 물 한잔으로 끼니를 떼우며 공부에 열중했다.

여러 가지 발명으로 많은 돈을 벌 기회가 생겼지만, 그는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다. "우리는 타인의 발명에서 많은 이익을 얻고 있으므로 자기가 어떤 발명을 했을 경우에도 그로 인해 타인 역시 도움을 얻게 된 것을 기뻐할 일이지, 그것을 돈벌이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자기만 잘 났고, 잘 난 사람만 잘 살아야 된다는 무한경쟁과 엘리트주의가 판치는 요즘, 프랭클린이 남긴 말은 세상에 경종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1. 프랭클린이 만든 13개 덕목 가운데 몇 가지 덕목을 선정해 생활에 옮겨보자.

2. 자서전을 보면 프랭클린의 아버지가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을 보여 준 부분이 있는데, 생각나는 대로 찾아보자.

3. 자서전에 나오는 미국의 식민지 역사와 독립 과정, 당시 자본주의의 모습, 미국의 정치적 배경 등을 요약해 본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