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는 교육환경과 시설, 학생 수 등 여러 면에서 도시학교보다 불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도시학교 부럽지 않은 학교로 만들어가는 곳도 적잖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열정을 갖고 학력을 높이고 학교에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화산중(영천 화산면)은 골짜기에 있는 전교생 56명의 작은 학교지만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다. 학생들 성적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청송 등 멀리에서도 전학을 온다. 김정숙 교장은 "지난해는 신입생 성적이 도내 평균보다 전반적으로 4점 정도 낮았는데 이 학생들이 2학년 올라가서는 평균 10점 이상 성적이 올랐다"며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교생이 지난해보다 10명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영천교육청으로부터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교육활동 실적 우수학교로 선정된 것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우수학력의 비결은 사이버가정학습과 방과후 교육 덕분. 경북교육연구원에서 제공하는 학습프로그램을 정규 수업뿐 아니라 수시로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는 한편 매일 8, 9교시 방과후 교육 '반딧불 교실'을 통해 교과별 심화학습을 하고 있는 것.
이뿐 아니다. 2005년에 도교육청으로부터 생활지도 최우수교로 선정될 만큼 학교생활도 모범적이다. 10명의 교사들이 수시로 가정방문을 하면서 학생들의 어려움을 어루만지고 있다. 또 매달 학생들이 직접 '꽃뫼(화산) 아해들'이라는 신문을 발행하기도 한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사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는 환경이다 보니 앞으로 영어교육 강화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풍각초(청도 풍각면)는 학생들이 책 많이 읽는 시골학교로 유명하다. 지난해 전교생 190명을 대상으로 '도전 100권 책 읽기' 운동을 펼쳐 지난해 10월 말 이를 달성했다. 김영미 교사는 "1년 동안 운동을 진행했는데 처음엔 호응이 낮았지만 스쿨업 캠페인을 통해 2천500권 정도의 책을 지원받으면서 학생들 사이에 책읽기 붐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런 책읽기 노력은 각종 대회 수상으로 결실을 보았다. 최근 도교육청과 청도교육청에서 주최한 글쓰기대회나 논술, 토론대회에서 잇따라 상을 탄 것. 특히 6학년 임이화(12)양은 올해 초 전국 초·중·고를 대상으로 한 조선일보 주최 '우리 학교 이렇게 변했어요' 수기 공모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김 교사는 "앞으로 도전 100권 책 읽기 운동을 꾸준히 펼치고 방과후 학교에 독서나 논술 수업을 강화해 전국적으로 '책 읽는 학교'라는 이미지를 심겠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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