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단에서] 연구사들의 숨은 노력

아름답고 화려한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로 '꽃'만한 것이 있을까? '누구나 되고 싶어하는 인기 있는 것'도 '꽃'이라고 한다. 장학사, 교육연구사 등을 교육전문직이라고 하는데, 교육전문직이 맡아 있는 자리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자리는 어떤 자리일까? 또 교육전문직들이 모두 되고 싶어하는 인기 있는 자리는 어떤 자리일까?

기초·기본 교육이 모든 것을 좌우하니, 유치원 교육을 담당하는 자리일까? 성과가 최우선이니 대학입시 업무를 담당하는 자리일까? 인사가 만사이니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자리일까? 학교 교육은 수업을 통해서 완성되니 장학업무를 담당하는 자리일까?

사람에 따라, 관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것이지만, 박 연구사는 교원 연수업무를 담당하는 자리를 '꽃'이라고 했다. 그는 교육연수원에서 연수과정의 설계·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2년차 교육연구사다. 그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 교원의 변화, 국가 교육정책의 확산 등을 가장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곳, 대구 교사의 수준을 결정지을 수 있는 곳이 연수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새로운 방향의 연수를 설계·운영하였다. '표준 교육과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 현장의 요구 조사는 대단히 중요한데, 연수 설계 과정에서 360도 요구 조사를 했다. 연수 대상자, 대상자 소속 기관 상급자, 대상자 인근 부서 근무자, 같은 교과 선배 교사 등의 요구를 분석함은 물론 전년도 과정에 대한 분석 등을 종합하여 연수 교육과정을 설계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을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전문 강사를 섭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역 인사는 물론 다른 시도 전문가를 초청하려 노력했다. 그 결과 연수 대상자들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다고 한다. 연수 후 연찬 분위기를 이어갈 학습 동아리가 결성되었고, 관련 카페도 결성되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만족도 높은 연수를 시행하는데 걸림돌은 역시 예산이라고 했다. 다른 시도 강사가 3시간 정도 강의하러 오면 거의 하루를 투자해야 하지만 강사료는 예산 집행 지침대로 3시간 분밖에 지급하지 못한다. 결국 우수 강사 초빙이 어렵다.

그나마, 예산 범위 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싶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예산·결산 심의를 할 때 연수의 특성, 여건, 효과 등은 도외시 한 채 형평성만 문제 삼아 'A 연수는 얼마 들었는데, B 연수는 왜 이만큼 들었느냐?'고 나무란다든지, 시대 흐름에 따른 연수 과정의 신설 및 폐지 등이 쉽지 않다든지, 신규 임용 교육전문직 등을 연수원에 배치하는 인사 관행 등을 들었다.

그럼에도 박 연구사는 '대구 교원 모두 최고의 전문성을 지닌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명나게 2008년 연수를 준비하고 계신다.

멀리 팔공산 연수원에서 고생하시는 연구사님들께 박수를 보낸다.

박정곤(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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