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원짜리 없나요?" 수요보다 공급 부족

대형마트엔 품귀현상

▲ 원자재가 상승으로 10원 동전 제조 비용이 상승, 시중에서 10원짜리 동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원자재가 상승으로 10원 동전 제조 비용이 상승, 시중에서 10원짜리 동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0원 동전 부족하고 100, 500원 동전 넘쳐나

충북 청원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박모(45)씨는 10원짜리 동전을 구하기 위해 한 달에 서너차례 대구를 찾는다. P씨는 "10원짜리 확보하기가 워낙 어려워 대구는 물론 부산까지도 마다 않고 내려간다. 서울에서는 10원짜리를 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구에 내려올 때마다 은행, 새마을 금고 등을 돌며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있는 대로 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10원짜리 동전 찾아 삼만리

10원짜리 동전이 심각한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다. 100원, 500원 동전은 남아돌지만 10원 짜리 동전은 좀처럼 구하기 힘든 '귀하신 몸'이다.

이런 현상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동전 제조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은행의 주화 발행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 한국은행에 따르면 동전을 만드는 주원료인 니켈과 구리의 현재 가격은 3년 전에 비해 각각 2.5배와 2배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다 10원 동전의 경우 '배(액면가)보다 배꼽(제작비)이 더 큰' 주화여서 물량을 무작정 늘려잡기 힘들다. 2006년 말 함량과 사이즈를 조정한 10원 신주화가 나왔지만, 여전히 제작비용은 40원으로 액면가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때문에 10원 동전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는 대형마트 등에서는 10원짜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대구 한 대형마트 경우 하루 평균 필요한 10원짜리 동전이 20만원치, 2만개에 달한다.

화폐 수송업무를 하면서 슈퍼마켓과 대형마트를 상대로 동전교환업을 겸하고 있는 K(35)씨는 "대구의 1, 2차 금융권을 샅샅이 훑어도 고객들이 원하는 10원짜리 동전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구권 10원 동전은 구하기 더 어렵다. 대부분의 대형마트 등이 동전계수기를 교환하지 않아 신형 동전을 쓸 수 없기 때문. 한 마트 종업원은 "구형 10원 동전이 다 떨어지면 할 수 없이 수작업으로 신형 10원 동전을 일일이 세어 나눠줘야 한다"고 말했다.

◆100원, 500원 동전은 넘쳐

100원, 500원 동전은 남아돌아 걱정이다.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0원·500원 동전 액수만 1천800여만원에 달해 처치 곤란이다. 한국은행은 '계좌가 개설돼 있지 않은 제 2금융권과는 거래할 수 없다'며 교환을 거부했고, 시중은행마저 '동전 교환 업무에 따른 비용이 너무 크다'고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어느새 거액이 쌓여버렸다.

또다른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주에게 10원짜리 동전을 20만원어치 교환할 수 있도록 도와줄테니, 100원·500원짜리 동전을 대신 바꿔가라는 식으로 동전 재고를 떨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측은 "가정에서 잠자고 있는 10원짜리 동전을 꺼내 발행 규모를 현재보다 절반으로 줄인다면 매년 53억원에 달하는 주화 제작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까지 시중에 발행된 10원짜리는 60억개. 국민 한명당 약 120개의 10원짜리 동전을 가지고 있는 셈이지만 상당수는 가정의 저금통, 서랍 등에서 잠자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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