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연대 김일윤(경주)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금품을 주고받다가 31일 경찰에 적발되면서 친박연대가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경주발 '돈선거' 파문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친박연대측은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로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김 후보가 사퇴할 뜻이 없다며 버티자 친박연대측은 '김 후보의 제명'카드를 뽑아들었다.
친박연대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오얏나무밑에서는 갓끈을 고쳐매는 것조차 용서되지 않는다"며 "용서가 되지않는 일이라서 즉각 중앙당에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친박연대는 김 후보에 대해 일단 제명조치를 내렸으나 현재의 친박연대 당규에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있다. 홍 위원장은 "8일 만에 기존 정당을 창당 수준으로 리모델링하고 공천을 주다 보니 세심하게 준비하지 못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리는 정당이라기보다는 한나라당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31일 밤 기자회견을 통해 "친박연대 중앙당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해와 진상을 알아보겠다고 이야기 했을 뿐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면서 "캠프에서 나간 돈은 없으며 본인과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며 선거운동원의 금품 수수 혐의도 부인했다.
박근혜 바람을 타려는 친박연대측은 이번 사건이 '친박후보들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친박연대측 후보들도 여론을 주시하면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조윤선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정체성도, 이념도, 정책도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총선용 일회성 정당의 실체가 마침내 드러난 것"이라면서 비난공세에 나섰다.
한편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친박연대 김일윤(69) 후보 측 선거운동원 손모(50)·황모(64)·김모(70)씨 등 3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69)씨를 불구속입건했다.
총선 후보 등록 후 대구경북에서 후보자 측근이 금품을 주고받다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후보 측 사조직 운동원인 손씨는 지난 30일 오전 11시쯤 김 후보의 선거사무실로 산내면 책임자인 황씨를 불러 선거인명부와 함께 530만원을 건넸다. 황씨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자신의 집에서 동책 김모씨에게 활동비조로 140만원을 전달했고, 김씨는 황씨 집 근처에서 불구속입건된 김씨에게 20만원을 나눠 주다 잠복근무중이던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황씨 집 안방에서 전달하고 남은 399만원을 압수하고 돈이 다른 곳으로도 흘러갔는지 여부를 캐기 위해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손씨와 김 후보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나 손씨는 '선거사무실 임대료를 황씨에게 건넸다'며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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