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6시 포항 지곡동 포스코 주택단지안에 있는 회사 영빈관 '청송대'. 평소 회사를 방문하는 VIP급 인사들을 맞는 장소로 사용하던 이곳에 백발의 노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태준(현 명예회장)·황경로 전 회장을 비롯해 안병화 전 사장, 최주선·장경환 전 사장대우, 백덕현·여상환 전 부사장, 홍건유 전 부사장 대우, 정재봉·노중열 전 상무, 김창기 전 감사, 이상수·안덕주 전 이사, 박준민·유석기·현영환·이건배 전 부장, 이영직 전 차장 등 포스코 창립 멤버 18명이 40주년(1일)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것.
1968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을 창립하기 위해 박태준 당시 사장이 불러모은 창립 멤버는 모두 34명이다. 입사일이 모두 똑같은 1968년 4월 1일로, '공신'들답게 이들 대부분은 임원 자리에 오르며 한국 철강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들 중 고준식 전 사장과 윤동석 전 부사장 등 13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몇몇은 기력이 쇠잔해 이날 행사에 빠졌다.
밤을 새우며 예전의 무용담을 나눈 창립 멤버들은 1일 오전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을 둘러봤다. 한 현직 간부는 "원로 선배들이 세계 최고의 철강신기술을 개발한 후배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싶어 해 모셨는데 한결같이 뿌듯하고 대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박 명예회장 등은 자신들의 전기(傳記)를 전시한 본사 옆 포스코역사관을 찾아 포항제철소 건설 현장사무실로 썼던 '롬멜하우스' 등 전시장 곳곳을 살펴보며 40년 전을 회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의 눈길을 끈 것은 창립 멤버 34명의 이름을 새긴 투명 유리막대. 포스코는 생존한 이들에게는 파란색 조명을, 작고한 이들에게는 붉은색 조명을 넣어 역사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포스코의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다.
친정 나들이에 나선 이들은 "불혹을 맞은 포철이 세계 최고 철강사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며 "후배들이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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