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전에 나도 친박.'
4·9 총선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뒤늦게 '친박'임을 고백하는 후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각 언론기관들이 잇달아 보도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바람의 실체가 확인되자 박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특별한 관계가 없거나 심지어 '친이'성향이었으면서도 선거전략을 위해 '친박'대열에 합류하는 후보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친박'이라는 용어를 선거홍보물에 사용하거나 선거운동에 활용하더라도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후 대구 중·남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헌경 후보는 31일 '친박'을 선언했다. 박 후보는 성명서를 통해 "원칙주의자인 박 전 대표와 뜻을 같이하며 앞으로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참신한 신진 정치세력을 규합해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소속으로 당선되더라도 꼭 한나라당에 입당,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또 경북 상주의 무소속 성윤환 후보도 1일 '친박'을 선언했다. 성 후보 측은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 전 대표를 도왔다"면서 "앞으로 명함이나 플래카드 등 선거홍보물에 박 전 대표의 사진을 함께 넣어 유권자들에게 친박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문경·예천의 무소속 김수철 후보도 이날 '친박'대열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김 후보 측은 "박 전 대표와의 특별한 인연은 없다"면서도 "박 전 대표의 정치철학을 평소 존경한 만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 29일 자유선진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곽성문 후보(대구 중·남구) 역시 이회창 총재의 '허락'을 받아 '박근혜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한나라당 경선 당시 누구보다 박 전 대표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며 "친박을 내세우면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만큼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때늦은 '친박'선언 러시현상에 대해 한나라당 후보들은 "친박인지 아닌지는 유권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애써 무시하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친박'카드로 판세변화를 노리는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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