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끄럼 타는 아파트 분양시장…광고시장도 '주르륵~'

▲ 대구지역 광고시장이 부동산경기침체로 침체를 겪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대구지역 광고시장이 부동산경기침체로 침체를 겪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지역 광고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 분양광고가 뜸하면서 지역 광고업계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000년부터 매년 증가해오던 아파트분양광고는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방송광고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분양광고는 121억4천500만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3.5% 감소했다.

올해 아파트분양 광고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1월 지역 아파트 분양광고는 3억3천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3% 감소했으며, 2월경우 2억6천800만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76.7% 줄었다.

◆아파트 분양광고 감소

현재 광고 통계가 잡히는 부문은 방송 광고밖에 없다. 한국방송광고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지역 방송광고 시장은 지난해 1천억원, 올해는 작년보다 10% 정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침체. 아파트 분양광고는 전체 방송광고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들어 사정이 심각하다.

지역 건설사가 무너지고 있고 미분양이 늘면서 업체마다 홍보비 투자 예산을 삭감하고 있기 때문. 건설위주 광고에서 탈피해야 되지만 지역에는 주력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부산은 대구경북과 대조적이다. 르노삼성은 작년 110억원의 광고를 했고 쿠쿠는 70억원의 광고를 했다. 이처럼 부산지역은 연간 광고액이 5억원 이상인 업체가 10여곳에 이른다.

◆지역 광고업계 '곡소리'

"죽을 지경입니다. 지역 업체에서는 광고 나올 데가 없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울고 싶습니다."

지역 한 광고대행사의 대표는 요즘 신규채용은 꿈도 꾸지 못하고 인력감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부동산 광고가 주수입원인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0% 감소했다. 이 업체 대표는 "지역 대부분의 광고대행사가 인력감축을 고심하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지역 광고업계에 따르면 광고시장에서 아파트 분양광고가 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가 최악인데다 수도권지역 대형 건설사들은 광고를 대부분 자회사 광고대행사에 맡겨 광고시장의 대기업 독식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구경북광고업협회 하충호 회장은 "대기업들이 대부분 자사 광고대행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역 정서를 잘 아는 지역의 광고대행사를 많이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광고 인력난도 심화되고 있다. 서정욱 엠에스씨 대표는 "일이 힘들다보니 광고를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인력 구하기가 힘들다"면서 "힘든 여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지역 광고업계가 광고수준을 높여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구책 마련해야

장혜경 코오롱건설 홍보팀 과장은 "광고의 디자인과 질은 수도권 업체가 대구지역 업체보다 낫다"면서 "하지만 대구업체는 대구지역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대구업체를 주로 선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지역 광고업체들이 질을 높여서 새로운 매체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혜성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좋은 광고가 되는 조건은 좋은 광고주, 좋은 인력, 자본이 삼박자를 이뤄야 하지만 지역 업체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지역 광고업체들이 세계육상대회를 대비해 광고를 기획하는 등 지역에 연연하지 말고 전국과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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