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자연과 문화의 고장, 영덕에는 항일 의병장 신돌석 장군 유적지가 있습니다. 우리 고장을 찾는 한일 관광객들에게 진실한 역사를 알려 양국 간 거리를 좁히고 싶습니다." "포항에서는 등대박물관과 죽도시장, 보경사를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기회가 된다면 중국인들의 한국 유학, 투자이민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4월부터 경북 도내 유명관광지에 가면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조금은 어색한 발음을 자랑(?)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문화관광해설사로 나서 관광객들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안동 국학진흥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북도 제6기 문화관광해설사 합숙교육에는 중국·일본 출신 결혼이주여성 10명이 포함돼 있다. 당초 필리핀 출신 주부 3명도 신청했으나 가정사정 등으로 교육에는 참가하지는 못했다.
포항 경주 김천 상주 문경 의성 영덕 등 사는 곳만큼이나 주부들의 경력도 다양하다. 이청(43·포항 남구 오천읍)씨는 중국에서 의사로 일했고, 홍금자(37·상주 냉림동)씨는 현재 경북대 중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또 고후나바 무츠코(48·의성 봉양면)씨는 일본에서 교사로 일했고, 이설화(30·경주 충효동) 송헌분(37·영덕 강구면)씨는 중국어 관광안내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이들은 4일까지 이론·현장교육을 이수한 뒤 경북도로부터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을 인증받아 거주지 시군의 주요 관광지에 배치돼 경북 홍보의 최일선에서 일하게 된다.
언뜻 한국의 문화유산을 한국인들에게 한국말로 설명한다는 게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지만 이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자신감이 넘쳤다. "한국에서 산 지가 최소 8년이 넘었어요.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것이죠.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어요."
김성경 경북도 관광산업진흥본부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은 당분간 기존 해설사와 2인 1조로 활동하면서 경험을 쌓게 될 것"이라며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과 모국 간 문화차이를 살린 특색있는 해설로 홍보대사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좀 더 소속감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이들 결혼이주여성을 포함, 144명을 새로 문화관광해설사로 양성해 주요 관광지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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