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총선 후보들, 朴은 가깝고 MB는 멀다?

대구경북 선거판에 'MB(이명박 대통령)'가 없다. 총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2일까지도 지역의 선거판에는 박풍 뿐이며, 집권당인 한나라당 출마자들 중 이 대통령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후보를 찾기 힘들다.

박풍 일으키기에 주력하고 있는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 후보들조차도 '이 대통령 마케팅'을 통해 박풍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지원 유세를 거듭 요청하는 등 비켜가기에 급급하는 모습이다. 그러는 동안에 친박성향 일부 후보들의 여론 지지도는 상승세여서 한나라당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역대 지역 총선에서 현직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이슈화 됐던 것과 비교된다. 15대 총선에서는 '반(反)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자민련 돌풍을 몰고 왔고, 16대에선 '반 DJ(김대중 전 대통령)', 17대에선 '반 노(노무현 전 대통령) 혹은 비(非) 노'가 쟁점화 됐다.

'MB 카드'가 가시화되지 않는 것과 관련, 정치권에선 한나라당 후보들이 새 정부 내각 인선과 후보 공천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이 대통령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반도 대운하 논란까지 겹친 수도권의 경우 친이 핵심 후보들의 명함이나 현수막 등에서도 이 대통령 얼굴을 찾기가 힘들 정도. 게다가 지역에서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정서까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만큼, MB 카드를 꺼내들기가 다른 곳보다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 같은 분석 외에 한나라당에서는 탈당한 친박 성향의 후보들이 'MB 마케팅'에 김빼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당·경북도당 당직자들은 "친박 측 후보들이 당선되면 복당, 박 전 대표는 물론 이 대통령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식으로 홍보하는 등 사실상 한나라당 후보 행세를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친박 후보들의 박풍 전략을 물타기 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후보들도 친박 후보들처럼 당선되면 박 전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식으로 맞대응, 박풍을 차단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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