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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농산물로 제조…국내산일까? 외국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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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농산물로 제조한 가공품을 '국내산'이라고 표기해 판매하면 위법일까, 아닐까.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조항이나, 북한을 국내의 일부로 생각하는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국산으로 표기해도 될 것 같지만 법원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남북 교역만큼은 북한을 외국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지법 형사4부(재판장 박승렬 부장판사)는 1일 북한산 상황버섯 추출액으로 제조한 건강보조식품 포장지에 '국내산:북한'이라고 표기,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P(4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외무역법,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등을 종합해 해석하면 남북 교역과 관련해서만큼은 북한을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외국에 준하여 생각하고 있으며, 남북교역품을 수입·수출품에 준하여 취급하고 있음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북한에서 생산된 물품 등은 수입품과 동일한 방법으로 원산지표시를 하여야 하므로, 비록 북한산임을 명기했다 하더라도 '국내산'으로 병기한 것은 원산지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만 "남북으로 분단된 특수한 국가 상황에서 국민 정서상 북한을 국내 일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고, 북한산 물품의 원산지 표시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규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비교적 적은 액수의 벌금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1심은 현행 농산물품질관리법이 '국산'과 '수입농산물'로만 원산지를 분류하고 있어 남한으로 반입된 북한산 농산물 가공품을 '국내산:북한'이라고 표기한 것만으로는 원산지 표시 의무 위반이라고 볼수 없다고 판단했었다.

P씨는 2004년 5월부터 1년동안 경산시 남산면에 식품제조공장을 차려놓고 북한산 상황버섯 추출액으로 만든 건강보조식품 4천300여박스, 1억7천만원 상당을 판매하면서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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