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서점에서 근무하다 보면 서점에 어울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가끔 독자가 아닌 작가를 만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작가와 서점인의 관계는 사적인 관계보다는 공적인 관계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일시적인 만남으로 끝난다.
우연한 기회에 우리 서점의 독자이자 작가를 알게 될 기회가 있었다.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는 아니지만, 성실함과 꾸준한 노력으로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해가는 사람, 그를 만나 알고 지낸 지 어언 20여년 되어가는 것 같다. 그동안 그도 나도 많이 변했을 테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겉모습은 나이가 들었지만 생활 모습이나 사람을 대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손수 사인을 한 책을 가지고 나에게 왔다. '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라는 책이다. 그 책을 받으면서 문득 '아, 이 형이 작가였지'하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작가처럼 살지 않는다. 그냥 독자로서 서점을 방문하고, 소리 없이 글을 써서 책을 내곤 한다. 그의 꾸준한 노력이 있어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도 받고 있다. 이제는 작가로서 그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형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어디서 요청하기만 하면 조건과는 관계없이 독자를 만나러 가고, 한명의 독자, 한사람의 친구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대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솔한 삶의 모습을 배우게 된다.
작년에 청소년 독서권장 일환으로 우리 서점과 연계하여 청구고등학교와 달성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작가와의 만남에 그를 초청하여, 그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 중앙도서관에도 그를 초청하여 시간을 마련했다. 나도 함께 중앙도서관과 청구고등학교에 가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그의 또 다른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솔직한 감동을 받았다.
요즘 자기계발서가 판매의 주를 이룬다. 여기 저기 강연도 자기 계발서를 쓴 저자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나는 그의 강연을 들으면서 진정한 자기계발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를 다잡는 기회를 얻었다. 경험에서 나온 그의 체험담과 교훈은 어떠한 강연보다도 값진 것이었다.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젊어서는 열정의 힘으로 살지만 나이 들어서는 습관의 힘으로 산다"는 그의 말은 아직 명언으로 내 가슴에 박혀있다. 작가라기보다는 한 인간다운 인간으로 다가오는 최복현, 오늘은 그 형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다.
채승규(교보문고 대구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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