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슬래그(slag)를 황폐해진 바닷속 녹화사업에 활용하는 길이 열렸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지난 31일 포항 청하면 청진2리 마을공동어장에서 슬래그를 이용한 바다숲(海中林) 조성사업 준공식을 가졌다. RIST는 비슷한 모델을 지난해 11월 경남 남해군 평산1리 마을어장에 설치해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현재까지 해중림 조성 효과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각종 어패류의 생육상태도 아주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주로 전복양식을 하게 되는데 연구관계자들은 "슬래그에는 식물의 광합성이나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철분이 많은데 이것이 해조류의 초기 부착과 생육을 도와 자연상태의 바다보다 월등한 서식환경을 제공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RIST는 포스코와 함께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전남 거문도와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 인근 등 국내 여러 해역에서 슬래그로 인공어초와 해중림초를 만들어 각종 해조류와 어류 등의 서식상태 등 생태계 변화를 정밀관찰해 왔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
또 슬래그는 연안 청조(靑潮)와 적조(赤潮)의 원인이 되는 황화수소와 인산염 등 유해 오염물질의 95% 이상을 빨아들이고 제거하는 기능도 있어 전복·굴·피조개 등 양식 수산물의 생산성이 20∼50%가량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
슬래그를 이용한 바다숲 조성사업에는 국립수산과학원과 한국해양연구원·강릉대 등 해양생태 관련 전문기관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들 기관도 "슬래그는 우리 해역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바다사막화의 복원가능성을 내포한 친환경 자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RIST와 포스코는 주로 전복 양식을 하는 청하면 청진2리 마을공동어장 바다숲 조성에 이어 국내 여러 연안을 대상으로 슬래그를 활용한 생태계 복원 및 어민소득 증대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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