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후보들이 '외로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목청껏 소리를 질러도 누구 하나 귀 기울여 들어주지도 않고 명함과 선거홍보물을 건네도 눈여겨봐 주는 사람이 없는데도 이들은 꿋꿋하다.
2일 대구시 북구 칠성시장 앞에서 유세를 하던 통합민주당 이현주(43·여·북갑) 후보는 "이곳 칠성시장 골목에서 태어난 저를 좀 뽑아주이소"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 후보의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지역선관위원장은 이 후보와 인사를 하고 난 뒤 '도대체 후보가 누굽니까'라고 되물어보기도 할 정도였다.
이 후보는 칠성시장 유세를 시작했지만 청중이 없자 10여분 만에 연설을 끝냈다. 그는 "오전 5시부터 시작해 오후 8, 9시에 끝나지만 선거운동은 즐겁다"며 "혹시라도 압니까?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기적이 일어날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오후 남구 안지랑네거리. 개량한복을 입은 민주노동당 이인선(35·여) 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이 후보는 앞으로 나와 지나가는 차량을 대상으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이 후보는 승용차가 없어 승합차로 이동을 하면서 유세를 하고 있었다. 이 후보의 선거운동원 중 5명은 해고 여성노동자들이다. 그녀는 "시집이라도 갔으면 남편이 도와줬을 텐데…"라고 농담을 한 뒤, "이번 선거에서 정당 투표율을 올리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성갑에 출마한 진보신당 이연재(46) 후보는 선거명함을 돌릴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유권자들이 얼굴 한번 쳐다보지 않고 마지못해 명함을 받거나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일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군소 후보들의 설움"이라면서 "선거 쟁점이 없어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이들은 중앙당에서 지원하는 선거자금도 거의 없어 TV방송연설은 물론 인터넷 배너광고조차 내지 못해 유권자들의 관심권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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