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야생화, 고운 이름에도 향기가 나요

"하루 한 번 물주면 집에서도 가꿀 수 있어요"

우리꽃 야생화! 어떤 인공의 힘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다. 작은 꽃잎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생명력은 우리 민족을 고스란히 빼닮았다. 그래서 최근 야생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눈부시게 찬란한 이 봄, 영혼을 씻어주는 야생화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대구 달성군 가창면 오리. 가창댐을 지나 청도 각북으로 가는 길에 '한국야생화'란 간판이 보인다. 20여년 동안 야생화를 키우고 있는 윤한구(55)씨가 경영하는 야생화 화원이다. 화원을 찾은 날, 곳곳에서 야생화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윤씨는 "우리꽃인 야생화의 매력은 특이한 모양새에다 기후와 체질에도 잘맞아 생명력이 강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우리꽃박람회에 꼬리진달래를 출품, 국무총리상을 받을 정도로 야생화에 조예가 깊다. 한국야생화에는 1천여종, 5천여점에 이르는 야생화들이 전시되고 있다.

윤씨를 따라 탐스럽게 핀 봄 야생화들을 둘러봤다. 봄의 전령사인 샛노란 복수초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는 앙증맞은 보라노루귀가 얼굴을 내민다. 연두빛 장수매, 화사한 색깔의 겹복사꽃 등도 눈길을 끌고, 어릴 적 동네 뒷산에서 봤던 할미꽃은 옛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윤씨에 따르면 야생화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돌단풍이나 좀양지꽃 등으로 입문하는 게 바람직하다. "6개월이나 1년 가량 배우면 야생화에 대해 자신감이 붙지요. 최근에는 야생화 키우는 법을 배우기 위해 화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어요." 화초를 기준으로 야생화 판매가격은 500원에서 2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윤씨는 "야생화도 생물인 만큼 키우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이 중요하다"며 "하루에 1번 정도 물을 주는 것을 실천한다면 야생화를 키우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얘기했다. 키우는 사람이 게으름을 피워 며칠씩 물을 주지 않아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야생화도 경제상황에 매우 민감하지요. 요즘에는 야생화를 구입하기보다는 구경하는 분들이 많은 편이지요. 우리꽃 야생화를 통해 사람들이 자연과 교감하고,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끼시길 바랍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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