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총선은 문중(門中)의 힘?

안동지역만큼 대문중의 입장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곳도 드물다. 그래서 안동에 입후보하는 정치인들은 정당공천도 중요하지만 이른바 '문중공천'을 받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이기 마련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마다 문중 간 갈등과 연합 등을 자신의 지지를 유지하는데 교묘히 이용해 왔기 때문에 더욱 심화된 측면도 없지 않다.

안동지역의 문중표로는 안동 권씨가 가장 많다. 전체 가구수 4만5천가구 중 8천여가구에 이른다. 두번째가 안동 김씨로 6천여가구. 세번째가 3천여가구인 김해 김씨 문중 순이다.

이번에 출마한 한나라당 허용범 후보는 김해 김씨 문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서후면 등 몇몇 읍면 지역 중 허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곳은 어김없이 김해 김씨 집성촌이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김해 김씨와 양천 허씨가 같은 김수로왕의 후손으로 한집안이라는 유래에서다.

따라서 허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엔 허씨는 물론 김해 김씨들이 가장 열심히 뛴다. 또 선대위 고문을 맡고 있는 김원철씨 등 의성 김씨와 일직 손씨, 그리고 안동 권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해 있다.

무소속 김광림 후보는 말할 것도 없이 안동 김씨 문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김 후보 캠프 간부들의 면면을 보면 안동 김씨 외에도 안동 권씨와 진성 이씨, 풍산 류씨, 의성 김씨, 경주 이씨와 동래 정씨, 고성 이씨 등 다양한 문중인사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종전 선거와는 달리 같은 문중에서 후보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인간관계를 무시하고 '묻지마'식 지지를 보내는 추세는 누그러지고 있다. 김 후보와 같은 안동 김씨지만 김수현·김정현·김경동 의원 등 안동시의원 중 몇몇은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허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또 성씨는 다르지만 배원섭·권동섭·박원호·우남식·류석우 시의원 등 안동시의원은 김 후보 편에 서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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