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또 찾아온 AI 위기 슬기롭게 대처해야

전국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경보가 발령됐다. 전북 김제의 한 닭 농장에서 이 병이 발생한 것으로 어제 최종 판정된 데 따른 것이다. 2003년 태국'베트남 등을 시발로 세계 43개국에서 처음 발견되고, 같은 해 12월 우리나라에까지 옮아와 큰 파동을 일으켰던 전염병이다. 그 3년 뒤인 2006년 11월엔 국내에서 두번째 발생해 작년 3월 6일까지 김제'아산'천안'안성 등을 휩쓸었다. 올해가 세번째 발병인 셈이다.

당국에 따르면 종전 이 전염병은 주로 겨울철(11∼2월)에 나타났었다. 이번에도 방역당국은 작년 말 이후 같은 시기를 'AI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해 대책활동을 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첫 발병 시기가 4월이다. 철새가 병을 옮아오는 것으로 보고 대처하던 당국의 판단체계부터 믿기 어렵게 됐다는 말이다. 하지만 농민들에게 그보다 더 큰 걱정이나 문제는 역시 AI가 축산물 소비에 미칠 쇼크이다. 2003년 첫 파동 때는 전국 해당 농가 피해액이 1천500억원에 이르고, 닭'오리 고기 소비가 40%나 급감하면서 도시의 통닭집 등 가공업소들까지 심각한 위기를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AI 발생지역은 대구'경북에서 멀리 떨어진 서해안 쪽이다. 이곳까지 병이 확산되지 않을 것 같고, 또 그러도록 놔 둬서 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미 닥쳐온 위기 상황을 잘 넘기는 데는 방역 당국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신중한 대처도 필수적이다. 설혹 AI에 감염된 닭고기가 유통되더라도 익혀 먹으면 문제가 없다고 하니, 경계는 늦추지 말되 지나치게 동요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재작년의 두번째 발병 때부터 다듬어지기 시작한 그런 침착한 태도야말로 이번 위기를 잘 넘기게 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