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를 보자] 뉴질랜드 영화 '웨일 라이더'

이번 주에는 눈에 띄는 작품이 몇 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은 HD라는 화질 때문에 봐야겠고, 테리 길리엄 감독의 '그림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은 얼마 전 사망한 히스 레저가 출연하기 때문에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일람할 필요가 있겠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등 세편의 007 영화를 연출한 루이스 길버트 감독의 '비스마르크호를 격침하라'(1960년)는 1941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탄생하지만 출항 2주 만에 침몰한 독일 전함 비스마르크호에 관한 실화를 다루고 있는 전쟁 흑백영화다. 고전영화를 즐기는 분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이번 주 추천작은 '웨일 라이더'(2002년)라는 뉴질랜드 영화다. 지난 2004년 국내에서 반짝 개봉했던 영화라 못 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대작은 아니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뉴질랜드의 한 부족. 그들은 고래를 타고 온 사람의 후예라고 믿고 있다. 이 부족의 지도자는 항상 남자가 이어왔다.

이 부족에 소녀 파이키아가 태어난다. 출산 도중에 쌍둥이 오빠가 숨을 거두고, 그 충격으로 아빠는 고향까지 등졌다. 그래서 부족의 지도자인 할아버지 코로로부터 미움을 받으며 커간다. 할아버지는 마을의 장남들을 모아 지도자 훈련을 시킨다. 파이키아도 동참하고 싶지만, 할아버지는 단호하게 내친다.

지도자가 될 자격을 시험하는 관문에서 마을의 장남들은 통과하지 못하고, 이에 코로는 낙담하여 몸져눕게 된다. 이때, 해변가에서는 한 무리의 고래 떼가 밀려와 죽어가는 기이한 사태가 벌어진다. 마을 사람들은 수호신처럼 여기는 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려 하지만 고래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1987년 출간된 뉴질랜드 작가 위티 이히마에라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것이다. 뉴질랜드 정부가 나서 투자를 받아 제작된 영화다.

파이키아로 나온 케이샤 캐슬 휴즈는 13세의 나이로 2004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첫 데뷔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 지도자의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 할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도 의젓한 파이키아의 모습은 관객을 감동시킨다.

2003 선댄스 영화제, 2003 로테르담 영화제,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남성 중심에서 벗어나 여성 지도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변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원제 'Whale Rider'는 고래를 타는 사람이란 뜻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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