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노전초교 황유진양 "소연언니와의 교신 너무 기다려져요"

▲ 황유진양이 6일 경기도 평택시 한광고교에서 오는 18일에 있을 우주인 이소연씨와의 교신을 위해 리허설을 하고 있다.
▲ 황유진양이 6일 경기도 평택시 한광고교에서 오는 18일에 있을 우주인 이소연씨와의 교신을 위해 리허설을 하고 있다.

"소연 언니! 우주정거장 승무원들도 제가 가진 아마추어 무선통신 자격증을 모두 갖고 있어요?"

6일 오후 2시 경기도 평택시 한광고에서 열린 'ARISS(국제 우주 정거장에서의 아마추어 무선활동) 우주인 무선교신' 연습장. 대구에서 올라온 황유진(12·노전초교)양은 차분하게 무선 수화기를 집어 들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물었다.

'치지직' 하는 무선잡음 너머로 미리 준비된 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대역으로부터 답변이 돌아왔다.

"모두는 아니지만 아마추어 무선통신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단다."

무선기를 통한 12초간의 짧은 모의 교신이었다. 하지만 유진이에게는 이날 오전 5시에 일어나 분주했던 하루 동안의 피로감이 한순간에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유진이는 초교 2년 때 우연히 우주과학잡지를 접하고 천문학자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몇달 전 학교에서 '무선 우주인 교신 대상자 공모'를 봤고 곧 지원했지만 자격미달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마추어 무선 기사 3급 자격증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었다.

유진이 어머니 박인숙(39)씨의 얘기다. "유진이는 무선교신 대상자가 되기 위해선 아마추어 무선기사 자격증이 필요했는데 시험을 며칠 앞두고 교재를 받아 이틀 밤을 꼬박 새우더군요. 포기하지 않고 쉴 새 없이 외우더니 자격증을 땄고 대구경북에서 유일한 대상자로 뽑혔어요."

하지만 유진이는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통신시간이 너무 짧고 한번만 질문할 수 있어 많은 내용을 묻지 못했어요. 비록 언니 대신에 다른 아저씨가 답변했지만 18일이 되면 직접 소연 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려요.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예요."

사실 유진이는 묻고 싶은 것이 훨씬 더 많다.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가 파란 구슬처럼 영롱한지, 자신도 한국을 대표하는 우주인이 될 수 있는지, 우주비행선 속의 생활은 어떤지 무척 궁금하다.

"언젠가 제가 우주에 가면 많은 한국인들이 교신을 신청해주겠죠? 그날을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할 거예요."

이날 유진양 외에도 예비후보 윤석준(14·대구 오성중 3년)군 등 ARISS 우주인 무선교신 대상자 30명이 이소연씨와 모의 교신을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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