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습가이드] 대입 수험생 1학기 중간 점검

수능은 교과서가 출발…학교수업 충실해야

신학기가 시작될 무렵, 대부분 수험생들은 새로운 포부를 갖고 힘차게 출발했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일부 학생들은 이미 지쳤고 '그날의 결심'은 흐지부지한 상태다. 잘못된 줄 알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줄 알면서도 기존의 습관과 타성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입시도 처음 시작은 비슷하지만 나중 결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그 차이란 얼마나 능동적으로 수험생활을 이끌어 가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한달 동안의 생활을 반성해 보고 몸과 마음을 다시 가다듬자.

◆생활습관 반성

밤늦게 자고 낮에 조는 야행성 학생들 상당수는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향상이 느린 경향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로 머무르기가 쉽다. 야행성 생활 습관은 만성피로로 발전하기가 쉽고 결국은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 필요한 수면시간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낮 시간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려면 평균 6시간 이상은 자야 한다. 수면 부족은 생활을 짜증스럽게 하고 학습의 생산성을 저하시켜 결국엔 무기력증, 의욕 상실증, 두통 등과 같은 고3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평소보다 잠이 많이 오거나 수업시간에 긴장할 수 없을 때는 느슨해진 정신력 탓도 있겠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 대개의 경우 계절적 요인과 피로가 주된 요인이다. 하지만 운동부족으로 무기력증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아침이나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 간단한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나른함을 극복하고 활기를 되찾는 데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가장 좋다.

생활에서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해 공부할 때는 집중해서 하고 쉴 때는 푹 쉬는 생활 습관을 들여야 한다. 특히 토요일 오후에서 일요일 오후까지 자신이 편리한 시간대를 선택해 반나절 정도는 책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다음 단계의 집중을 위해 좋다. 생활이 즐겁지 않으면 일이든 공부든 생산성이 없다.

◆예습위주의 학습

아직도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공부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학력고사 시절까지만 해도 복습 위주의 학습은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다. 전후 맥락의 이해 없이 단편적인 지식을 무조건 암기하기만 해도 맞출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에서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 바탕에서 추리력, 상상력 등과 같은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발휘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단원간, 교과간 통합 문제가 많고, 기본 원리를 변형시킨 응용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수능시험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예습 위주의 학습 태도를 확립하는 것이다.

예습은 내일 배울 내용을 미리 다 알도록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예습이란 앞으로 배울 내용을 미리 한번 읽어보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밑줄을 치는 작업, 즉 내일 배울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다. 문제를 제기해서 수업에 참여하면 수업집중력이 높아진다.

◆학교수업과 학원수강

모의고사를 한두 번 치르고 나서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은 학생들이 고민에 빠지는 시기이다. 뭔가 뾰족한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휩싸여 정상 궤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학교 수업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학원에 다니거나 혼자 공부해서 일찍 진도를 끝내려는 욕심이 생겨 흘려보내기 일쑤다. 정규 진도가 끝난 과목의 수업 시간에는 아예 다른 과목 공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 수업은 차분하게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최선의 기회다. 속도가 느린 만큼 소홀했던 부분을 다시 꼼꼼하게 챙길 수 있고, 막연하게 이해했던 개념이나 원리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수능시험에 출제되는 모든 문제는 수업시간에 배운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에서 출발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학교들이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때문에 고3의 경우 평일에 학원에 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일부 학원에서는 밤 11시 전후에 시작해서 자정이 지나서 마치는 강좌도 개설하고 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이런 늦은 시간의 학원 수강은 학습 효과가 거의 없고 궁극에 가서는 만성피로에 빠지게 해 역효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말한다. 꼭 부족한 과목이 있으면 토·일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고3의 경우는 가급적 모든 것을 학교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점 점검 사항

▷눈높이는 다소 높게=최종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를 미리 생각하는 것이 좋다. 현재 자신의 실력보다 다소 높은 대학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표로 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생활하면 학습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실천 가능한 계획=학년 초에 너무 욕심을 내 지키기 힘든 계획으로 무리하다가 며칠 안 가서 포기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실천 가능한 범위에서 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달성하는 습관을 확립해야 한다. 성취감은 피로를 잊게 하며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 일주일 단위로 학습 계획을 세우되 주말 하루는 비워 두는 것이 좋다. 월요일부터 계획에 따라 공부를 하되 못 다한 부분이 있다면 주말에 반드시 보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작심삼일의 생활화=계획은 무엇을 쉽게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도 한 번 계획한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가 어렵다. 계획한 것을 한 주일의 전반부 3일 정도 실천한 후 긴장이 풀리면, 그 때 한 번 더 결의를 다지고 나머지 3일을 활기차게 이끌어 가는 습관을 생활화해 보자.

▷과목별로 안배하라=공부를 하다 보면 좋아하는 과목,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에 손이 자주 간다. 그러다 보면 싫어하는 과목은 자꾸 멀어진다. 모의고사를 통해 파악된 취약 과목이나 단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보충 방법을 세워야 한다. 싫어하는 과목을 하루 중 가장 공부가 잘 되는 시간대에 배치한다거나, 모의고사 직후에 취약 단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시간을 갖는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있어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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