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골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태고적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밀양에서 언양 방면 36㎞ 지점인 경남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천황산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급경사의 절벽에는 빙하기에 균열된 틈 사이로 얼면서 녹는 과정에 부서진 암석 조각들이 중력의 작용으로 떨어져 퇴적돼 있다.
얼음골 관리사무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200m쯤 오르면 왼쪽 산 사면에 산위에서 굴러 내려온 바위들이 쌓여 있는 돌밭이 나타난다. 이런 돌밭으로 만들어진 지형을 애추(崖錐)라고 한다. 얼음골에서 냉기가 나오는 곳은 이 애추 사면인데 주로 주빙하(周氷河)기후 하에서 풍화작용에 의해 발달한 화석지형으로서, 구성물질이 모난 바위 덩어리로 돼 있다. 천황사를 오른편으로 해 얼음골 계곡으로 들어서면 바위 틈에서 간간이 찬바람이 불어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여름에도 갑작스런 찬바람으로 한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오른쪽 산 사면에 보이는 돌밭을 보며 급경사길로 150m를 더 오르면 다시 정면으로 넓은 돌밭이 펼쳐지면서 왼편에 '얼음골'이라고 쓰인 푯말이 보인다. 해발고도 600m. 좌우 30m, 아래위 70m 정도로 넓게 펼쳐지는 돌밭의 맨 아래, 철책으로 둘러쳐진 사방 7m 안이 바로 여름에 얼음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날씨가 더울수록 더 차가운 바람이 불고, 추석을 전후하면서 서서히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해 10월 중순께에는 바깥의 온도와 거의 같아졌다가 다시 날씨가 추워지면 바깥 온도보다 훨씬 따뜻한 기온으로 올라간다.
김시구(영남삶터탐구연구회·원화여고 교사)
참고자료: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 남부교육청)
▨밀양얼음골에 대한 Q&A
▷밀양얼음골이 있는 주변의 산은 어떤 모양일까?
재약산(1,189m) 중턱 해발 고도 600m에 위치하며, 동·서·남쪽의 삼면이 수십m의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절벽을 이루는 암석은 중생대 말엽에 분출한 안산암이라고 한다. 화산암(안산암)으로 이뤄진 산이 풍화에 의해 부서지면서 산기슭에 돌밭(talus)을 만들고 있는데, 이 너덜은 20~30cm 크기의 화산암이 쌓여 급경사가 이뤄진 곳이다.
▷왜 여름에도 찬바람이 불까요?
화산암(안산암)은 용암이 분출돼 급격히 식으면서 미세한 구멍이 만들어졌다. 이런 돌들이 얼키설키 쌓여 있어 공기가 큰 저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돌밭을 통과할 수 있다. 초여름이 돼도 겨울에 냉각된 돌밭의 바위가 차갑기 때문에 밀도가 높은 돌밭 안의 공기가 돌밭 밖으로 흘러나가고 돌밭 상류부에서는 따뜻한 공기가 흘러들어온다. 따뜻한 공기는 차가운 돌과 열교환을 하면서 점점 식기 때문에 차가운 공기가 얼음골로 계속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얼음골처럼 우리나라에서 여름에 찬바람이 부는 곳은?
밀양 얼음골과 함께 경북 의성군 춘산면 빙계계곡의 빙혈, 단양 금수산 능선 위인 하양지, 청송 얼음골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얼음굴이다. 이밖에도 전북 진안군 성수면 좌포리 풍혈냉천과 강원 정선군 북평면 북평5리 한골, 경기 연천군 연천읍 동막리 풍혈 등은 여름 내내 찬바람이 불어나오는 곳이다.
◆주변에 이런 것도 있어요!
▶가마불 협곡
얼음골 얼음이 관찰되는 지점에서 왼쪽 길을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면 협곡 사이에 폭포가 나타난다. 오른쪽에는 암가마불 폭포가, 왼쪽엔 수가마불 폭포가 위치하고 있다. 차가운 폭포수가 물안개처럼 떨어지고 그 아래는 아담한 계곡을 이루고 있다.
▶호박소
얼음골 인근에는 호박소가 있다. 폭포 아래에 흡사 절구통 같은 못이 움푹 파인 절묘한 자태다. 여기서 '호박'은 먹는 호박이 아니라 확(절구 아가리로부터 밑바닥까지의 구멍)의 경상도 사투리다. 호박소는 옛날 주민들이 깊이를 재려고 돌을 매단 명주실을 한 타래나 풀었지만 바닥에 닿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을 만큼 깊다. 이무기가 글을 깨우치고 용이 되어 잠겼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재약산 사자평
밀양시의 주산이며 영남 알프스 중심산. 서기 829년(신라 흥덕왕 4년) 흥덕왕 셋째 왕자가 병을 얻어 명산 약수를 찾아 두루 헤매다 이곳에 이르러 영정약수를 마시고 병이 나은 것을 기려 현재의 표충사 자리에 산이름을 재약산이라 부르게 하였다. 산의 상단부 8부 부근의 해발 700~800m 사이에는 '사자평' '칡밭'으로 불리는 고원지대가 있다.
◆함께 가봐요
▷표충사
신라 무열왕 원년(654)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이름을 죽림사라 하였다. 표충사는 임진왜란 당시에 승려로 구국일선에 앞장서 바람 앞의 등잔불 같은 조국을 구한 사명대사의 유적지이기도 하다. 조선 말기에 이르러 임진왜란 때의 의승 대장인 서산, 사명, 기허 등 3대사의 영정을 봉안한 표충서원을 사찰안에 둠으로써 사명이 표충사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밀양댐
아름다운 영남 알프스의 풍경과 어우러져 친환경적으로 건설한 다목적댐으로 물 홍보관과 생태공원, 댐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어 쾌적한 전망과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영남루
밀양시 내일동에 위치한 누각으로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의 하나로 일컬어지며 남천강변에 자리한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누각이다. 아랑각, 단군의 영정을 모신 천진궁, 밀성대군단, 그리고 사명대사 유물관으로 건립된 밀양시립박물관이 있고 영남루의 누각은 양 옆으로 능파각, 침류각의 양익루가 이 누각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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